표류/2016 두브로브닉·프라하·빈

떠나기 전 : 핀에어, 기종 변경에 따른 강제 좌석 변경

창(窓) 2016. 7. 28. 09:43

2016년 여름여행 준비는 2015년 12월부터 시작되었다.

7월말 주말 출발이라는 최성수기 여행이었기에 항공권 가격은 2015년 12월이 되면서 눈에 띄게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여행을 7개월이나 앞둔 시점인 2015년 12월말에 핀에어 항공권 두 장을 두브로브니크 IN, 비엔나 OUT으로

2014년 여름의 에미레이트 항공권보다 약간 저렴하게 예약-그래봤자 성수기라 비싸다-했다.

 

핀에어는 2008년과 2010년에 두 번 이용해본 항공사였고, 대단히 훌륭한 건 아니었지만 그다지 나쁘지 않았고,

또 안전만큼은 손에 꼽을 만큼 챙기는 항공사에다가, 유럽까지의 운항 시간도 비교적 짧았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러던 2016년 1월말, 우연히 핀에어의 좌석지정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전엔 좌석지정요금 자체가 없었다-요금을 조금 더

지불하여 편안한 비행을 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의견에 공감하여 인천~헬싱키 구간과  헬싱키~인천 구간에 이코노미 컴포트석

맨앞인 21열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렇게나 부지런한 사람들이라니, 인천 출발 항공기는 이미 21열이 모두 좌석지정이 되어 빈 자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인천~헬싱키 구간은 41열-이곳도 앞이 넓음-로, 헬싱키~인천 구간은 21열로 지정하였다.

 

행 준비의 시작은 항공권 예약부터다.

항공권 예약이 끝나면 바로 일정을 확정 지은 후, 무료취소 가능한 숙소 예약을 마친 다음, 여행지의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 정보를 모아 우리만의 1차 여행 책자를 완성한다. 그리고는 도시 간 이동 교통, 즉 기차나 버스를 예약하는 시점인 여행

2~3개월 전까진 잠시 여행을 잊고 산다. 여행 모드로 돌아와 교통편을 예약한 후엔 또다시 망각 모드다.

여행에 대한 강인한 의지를 다시 불태우는 건 여행 한 달 전부터. 이미 준비했던 자료와 책자를 확인하며 마무리를 한다.

 

그런데, 여행 출발 12일 전, 핀에어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확인하다가 어이없는 상황에 부딪쳤다.

귀국하는 항공기의 지정좌석이 21A, 21C에서 갑자기 21A, 22B로 멋대로 변경되어 있는 것이었다.

다음날, 핀에어 한국고객센터로 연락하니 기종이 A330에서 A350으로 변경되면서 본사에서 좌석지정 변경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2-4-2 배열의 기내가, 기종변경으로 3-4-3 배열로 바뀌면서 A와 C석을 함께 좌석지정한 경우 임의로 A,B로

붙였는데, 21열은 B가 없다보니 비어있는 22B로 자동배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무슨 개풀 뜯는 소리가 있나.

기종이 330에서 350으로 바뀌어도 21열은 똑같이 2좌석 배열이고, 그러면 컴퓨터로 자동좌석지정을 한다하더라도

임의값을 입력하는 건 사람인데, 그것도 고려하지 않고 미리 거금(?)을 지불한 고객을 골탕 먹인단 말인가.

이런 말도 안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대해 난 최선을 다해 항의를 했지만, 돌아온 답은 한국지사는 힘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기종 변경과 좌석 변경에 대한 고지 의무도 없고 해줄 수 있는 건 다른 자리로 옮겨주는 것이나 지정요금에 대한 환불 뿐이란다.

 

21열부터 25열까지는 이코노미컴포트석이다.

그러나 21열과 22~25열은 좌석의 퀄리티가 다르다. 22~25열은 일반 이코노미보다 간격이 10cm 넓을 뿐이다.

21A는 맨앞 창가석이고 22B는 그 뒷줄 가운데석, 8시간 넘는 비행동안 이런 좌석을 기대해서 비용을 지불했단 말인가.

우리가 최초로 예약했던 21C는 우리 좌석이 22B로 옮겨진 뒤, 이미 누군가 예약을 해버린 상태.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어딨어요? 한국지사는 뭘 할 수 있나요?

 - 그럼, 본사에 컴플레인하세요.

좌석 지정요금 환불해 주세요. 얼마나 걸리죠?

 - 2주 정도 걸리고, 환불 가능 여부도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항공사 실수로 인한 문제라 환불해달라는 건데, 될지 안 될지 모른다구요? 아까는 환불해준다면서요? 

 - 아뇨, 됩니다. 돼요. 다른 분도 환불 진행 중이세요.

 

여행 출발 3일전, 컴포트석 좌석지정요금은 환불처리(60유로*2=120유로)되었고, 결제했던 1월보다 유로환율이 많이

떨어졌기에 우린 환차손까지 떠안게 되었다.

아, 그리고 핀에어 한국지사 상담원의 말대로 난 핀에어 홈페이지에 컴플레인을 했다.

다음날 내 이메일로 돌아온 그들의 답, 상담원의 말과 다르지 않다.

추가된 게 있다면 한화로 오천원거리밖에 안되는 핀에어 포인트를 좀더 챙겨주겠다는 것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어이없는 상황은 일단락되었지만, 출발일인 7월29일, 인천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며 핀에어의 미숙한

일처리에 다시 한번 황당한 상황을 맞게 된다. 이 일들을 계기로 난 결심한다. 다신 핀에어를 타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