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삶과 사랑 사이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창(窓) 2005. 4. 22. 17:31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 -

 

       

내가 좋아하는 시의 한 부분이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시의 이 부분만을 좋아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지치고 힘들었던 시간들은 애써 돌아볼 필요가 없다.

    볼 때마다 그 흔적이 도드라진다면 더욱더 그러하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힘겨웠던 시간들이나 사실 자체보다

    그로인해 반복되는 불확실하고 무의미한 상상이다.

    그러기에 진정한 위안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