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 2005. 9. 4. 05:12
 

 

망각

 

 

 

이젠 사랑하지 않는다

 

내 눈과 귀를 돌아 나온 바람은

 

애잔한 숨을 쉬며 마당에 엎드린다

 

돌쩌귀 아래 흙 알갱이 둘은

 

애달픈 설화 같은 이별을 하고

 

떨어진 분홍 꽃 이파리들은

 

어느 결에 실려 게우듯 흐트러진다

 

그러는 사이 흙 마당 깊은 구석에

 

처음 아는 진홍빛 꽃이 자란다.

 

이젠

 

돌아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