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 2005. 11. 17. 22:20

 

삶이라는 것도 
언제나 타동사는 아닐 것이다. 

가끔 이렇게 걸음을 멈추고

자동사로 흘러가게도 해주어야 하는 걸 게다.

어쩌면 사랑, 어쩌면 변혁도 그러하겠지. 

거리를 두고 잠시

물끄러미 바라보아야만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삶이든 사랑이든 혹은 변혁이든 
한번 시작되어진 것은

가끔 우리를 버려두고 
제 길을 홀로 가고 싶어하기도 하니까. 

 

- 공지영, '길' 에서-

 

 

< 오스트리아 괴트바이크 수도원 >

 

 

갑작스레,

지난 봄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우연히 들른 그곳의 빛깔은

우리네 삶 같았다.

화려함과 그 뒤안길의 쓰라린 공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