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窓) 2006. 4. 27. 05:28

 

어느 하루

 

 

내 청보라빛 심장에서 당신을 꺼내었다.

나의 가늘한 뼈마디를 잘라

당신의 우둔한 손끝을 이어준다.

 

이젠 어느 것도 남지 않아

애끓는 소리만 낼 뿐인

바다 모래 같은 나의 뼛조각들.

그것들이 연명할 날이 길지 않다는 것을

당신도, 나도 알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당신은 향연에 잠기고

나는 내가 지은 고독에 잠길 뿐.

세상은 이리도 애처롭게 눈부신데

당신의 가슴은 어디론가 치닫고

난 밤새 영혼의 바퀴를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