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6시, 아잔 소리가 들려온다.
이미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인 상황, 7시반부터 제공되는 조식을 먹으러 가기 전에 호텔 앞 거리를 둘러본다.
작년 4월말에 11박을 머물렀던, 지진에 흔들리고 세탁기 물난리를 겪었던 탁심 아파트가 바로 옆 골목이다.



가장 먼저 조식당에 들어 식사를 하는 도중, 생각보다 많은 숙박객들이 계속 식당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3성급 가성비 호텔이라 조식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었-호텔 평점은 높음-는데, 종류도 다양한 편이고 맛도 나쁘지 않다.



오전 8시반, 탁심 튜넬에서 버스-42리라-를 타고 에미뇌뉘에 내리면 보스포루스해협을 먼저 만난다.
이스탄불에서 내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인 보스포루스해협, 파랗게 아니 시퍼렇게 일렁이는 물결도 여전하다.
예니모스크 외관을 뒤로 한 채 이집션바자르에 들어서니 오호라, 9시도 안된 이른 시각이라 그런지 믿을 수 없이 한적하다.



이집션바자르 근처에 포진한, 작년에 가보지 않았던 길을 발길 따라 눈빛 따라 산책한다.
아직 2월, 인적 적은 고요한 거리를 휘감는 바람이 서늘하기만 하다.


짧은 체류지만 꼭 먹어야 할 음식이 있으니 바로 고등어케밥이다.
작년 봄엔 카라쿄이에 있는 고등어케밥식당에 2번 갔으나, 시간 없는 이번엔 에미뇌뉘에 있는 고등어케밥가게로 가기로 했다.
10시반, 아이란2개와 고등어케밥1개-잘라줌-를 주문하여 위장에 넣으니 결국 카라쿄이 승, 구글평점 4.9는 따라갈 수가 없다.


오전 11시20분에 호텔 체크아웃을 했고, 탁심에서 12시에 출발하는 하바이스트공항버스-476리라-에서는 잠에 빠졌다.
어제에 이어 또 마주한 이스탄불공항(IST), 체크인카운터로 가기 위해선 누구나 1차 보안검색을 거쳐야 한다.



우리는 오늘, 이스탄불에서 오후 5시 5분에 출발하는 TK 항공기를 타고 시칠리아 팔레르모로 간다.
터키항공의 본진인 이스탄불 공항에는 터키항공 체크인카운터보다 키오스크가 훨씬 많았고, 그 곁엔 직원이 상주 중.
우린 손 빠른 직원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키오스크로 수속을 하고 캐리어를 부쳤다.
출국심사와 보안검색까지 마치고 면세구역으로 입장했으나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게이트.
탑승 1시간전에야 탑승구가 정해져서 F1B게이트 앞으로 가니 직원이 아무렇지도 않게 종이탑승권을 출력해서 건네준다.
온라인체크인시 자동 지정-변경시 추가요금-된 우리 좌석은 24B,24C였고, 탑승해서 보니 창문 없는 열이다.
체크인할 때 창가(?) 24A가 블록 처리되어 있었는데, 창문이 없었기에 아무도 앉지 못하는 미지정 좌석이었던 거다.
아무튼 3좌석 중 가운데를 비워두고 둘이서 양쪽 좌석에 앉으니 아주 여유롭고 편안했다. 두어시간 창문없는 것쯤이야.
그런데, 이스탄불 공항에서도 많이 보이던, 모발이식 한 뒷줄 남자.
어찌나 큰소리로 떠드는지 그 지속적인 고함 소리 때문에 도저히 한 순간도 잠-시차 안맞아 밤새 잠설침-을 잘 수가 없었다.
물론 다른 탑승객들이 쏟아내는 너나없는 소음도 엄청났는데, 지금껏 우리가 경험한 항공기 중 가장 시끄러운 기내였다.


이스탄불과 이탈리아 시차는 2시간. 오후 5시5분에 출발한 항공기는 오후 5시45분 팔레르모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작년 10월12일부터 실시된 유럽 EES-출입국시스템. ETIAS전단계-으로 인해 입국이 아주 많이 늦어지고 있고
오후 7시가 넘어서야 탄 공항버스 안에서는 바로 뒷좌석 남자와 통로 건너자리 남자가 먼 거리를 마다않고 서로 계속 큰소리를 내고 있다.
나와는 달리 음성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남편조차 참다못해 한 마디를 건네니 이 남자들-아마도 서남아인-, 거짓말처럼 금세 입을 닫는다.
공항버스로 30분만에 다다른 숙소는 아주 넓고 더할수 없이 깨끗했다.
그러나 거실과 두 침실의 모든 창이 홑창이고 오래된 창틀이라, 창문을 열어둔 듯 바깥 소리가 고스란히 들린다.
국경을 넘고 소음과 맞싸운 하루, 이탈리아 최남단의 섬 시칠리아엔 처음이다.
'표류 [여행일기] > 2026 시칠리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월 28일 (토) : 황금빛 몬레알레대성당 (0) | 2026.05.10 |
|---|---|
| 2월 27일 (금) : 시네마천국, 체팔루 (0) | 2026.05.10 |
| 2월 26일 (목) : 팔레르모 구시가 (1) | 2026.04.30 |
| 2월 24일 (화) : 잠시, 이스탄불 (1) | 2026.03.23 |
|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클래스 (1) | 2026.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