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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생의 한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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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오늘 2020년 3월 30일.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금 이 시각, 난 LOT폴란드항공의 부다페스트행 기내에 앉아 있어야 한다. 너무도 힘겨운 2019년을 지내면서 꼭 2020년 상반기엔 휴직을 하여 지친 마음에 치유를 주리라 결심했다. 올해 업무가 시작되기 전 휴직원을 제출했고, 이미 발권해 둔 항공권을 떠올리며 숙소를 예약했다. 부다페스트 직항인 폴란드항공의 항공권은 프로모션 기간에 예약한 터라 상상도 못할 만큼 착한 가격이었다. 여행을 가리라 마음 먹었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항공 예약이다. 항공사 정보를 자주 확인하는 편이라서 여행 가능 시기에 여행지의 특가항공권이 나오면 바로 예약한다. 그 다음엔 여행지의 호텔이나 아파트를 예약하는데, 항상 무료취소가 가능한 조건을 선택한다. 같은 숙소라도 무료취소 조..
이 또한 지나갈까 삶은 파도다. 간격과 세기의 차이가 있을 뿐 늘 파도였다. 잔잔함이 꽤 오래간다 싶으면 신기하리만치 기다렸다는듯 덮쳐누르는 큰 파도가 쏟아진다. 난 원인 제공을 하지 않았고 어느 것도 알지 못했는데 삶이 내게 선전포고를 했다. 난 전투를 징글징글하게 싫어하는데 삶은 교묘히 통렬히 난리를 즐긴다. 이미 삶이 내 뒤통수를 쳤는데 어쩌겠어. 최선, 아니 차선이라도 건져야 하지 않겠어. 그러나 하릴없는 다짐은 빠진 얼을 제자리에 놓진 못한다. 긴 시간이 필요할 터. 이 또한 지나갈까. 근데, 삶은 이미 여러 번 내게 활을 쏘고 창도 날렸었는데, 또다시 어느 날 심연에서 더 큰 파도를 자아내면 그땐 정말 어찌해야 할까.
정의로운 세상 6월과 8월, 바르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났다. 서럽게 울었고, 한없이 분노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세뇌의 감옥에 갇힌 줄도 모른 채 부정한 신념을 진리처럼 신봉하기도 한다. 그들의 잘못된 믿음은 이생에선 풀어내지 못할 악. 그럼에도 세상은 맑은 물처럼 바르게 흐를 것이다. 사회는 보다 정의롭고 가치있게 진보할 것이다. 세뇌의 감옥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이들보다 그 밖에서 세상을 올곧게 꿰뚫는 이들이 그래도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수긍하기 인정하고 수긍하기, 포기하고 내려놓기, 현실 그대로 바라보기 한없이 그리운 시간들, http://blog.daum.net/stelala/2364585 그순간의 기억은 그대로인데, 일렁이는 바람은 차갑기만 하다.
침묵이 긍정은 아니다 말하지 않았다. 누구도 들을 준비를 하지 않았기에 누구에게도 말할 이유가 없었다. 인간 저마다의 이기심들에, 위선으로 장막 친 탐욕에, 나의 에너지와 진실은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아니었다. 그들의 잔치에, 악령 쓴 껍데기들에 난 입 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긍정은 아니다. 당연히 이의 없음도, 수용도 아니다.
시그널 거기도 그럽니까? 돈 있고 빽 있으면 무슨 개망나니짓을 해도 잘 먹고 잘 살아요? 그때하고는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만들면 됩니다. 바로 어제, 두 달 간 심장 한복판을 꾹꾹 누르던 드라마 '시그널'이 막을 내렸다. 허구였지만 허구일 수 없는, 믿고 싶지 않지만 지금도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를 절절히 그려낸 드라마. 시간의 판타지 속 슬픈 대본은 현실이 되어버렸지만, 아직 산화되지 않은 희망은 반드시 와야 할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악마 내가 겪은 생명체 중 가장 저급한 오물, 가장 추잡스럽고 악질적인 인간. 거짓, 위선, 오만, 패악, 조작, 아전인수 속 갑도 못 되는 것들의 더러운 갑질. 적어두고 싶지도 회상하지도 싶지도 않은 시궁창 같은 조악한 자웅. 나 자신을 위해 시간을 참고 견디었듯 그 말종의 생명체들을 기억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들은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다. 그래야만 다시 세상을 향해 밝은 걸음을 디딜 수 있으니까.
겨울, 제주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서 더욱 즐거웠던 겨울날의 제주, 그리고 제주의 재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