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류 [여행일기]/2025 리스본·세비야·마드리드

10월 11일 (토) : 두번째 리스본

인천공항

1시간밖에 못 자고 새벽 6시에 도착한 인천공항 2터미널, 5개월 만에 유럽 대륙으로 간다.

긴 연휴의 끝자락, 새벽인데도 2터미널엔 승객들이 많았고 에어프랑스 체크인카운터는 맨 끝 L-M이다.

바로 수속을 했고 카운터 직원은 저렴(?)한 비즈니스라이트 요금이라서 라운지 불포함이라고 친절히 안내해준다.

이미 알고 있거든. 그래서 잘 간직해둔 KB트래블체크카드 쿠폰-지난 여행의 카드사용 선물-으로 푸드코트에 들를 예정이거든.

 

에어프랑스 AF267 (B777-200)
비즈니스클래스 탑승교
비즈니스클래스 탑승교

공항라운지의 가장 큰 장점과 역할은 휴식이기에, 우린 항공사라운지 아닌 다른 라운지의 북적거림과 부대낌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현재 라운지 입장 카드는 없고, 최고 시설의 인천공항에서는 탑승구 근처 한가로운 자리에서 휴식하면 된다.

탑승구 옆 266게이트 앞, 남편은 어제 다 못 본 넷플 드라마 '은중과 상연' 마지막회에 몰두하고 있다.

 

출발 35분 전인 오전 7시 55분, 탑승이 시작되었다.

친절한 승무원이 미소짓고 있는 비즈니스클래스 구역으로 들어가서 보니 B777 중에서도 아, 가장 오래된 기재다.

우린 1-2-1 배열의 좌석 중 5열 중앙 5E, 5F-36시간전 지정-에 앉았는데, 좌석 사이 작은 테이블에 튼실한 가림막이 있다.

가림막을 흔들어 위로 빼서 승무원에게 건네자, 오버헤드빈 속 보관 장소에 착 넣는다. 정말 구기재 인증이다.

 

탑승 후 웰컴드링크는 잘 받았으나 어찌된 일인지 내 자리에만 0.5L짜리 물이 없다.

나이 지긋한 남자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미안하다며 1.5L짜리 물을 들고 왔다. 파리에서부터 싣고온 0.5L짜리 에비앙은 떨어졌나보다.

 

첫번째 기내식 : 에피타이저 (구운 채소 꼬치)
첫번째 기내식 : 전식 (야채쌈무, 새우가리비)

어젯밤 거의 잠을 못 잔 덕분에, 이륙도 하기 전부터 정신없이 잠에 빠졌다.

이륙 1시간 후인 오전 9시반, 첫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었고 남편은 쇠고기스테이크를, 난 대구요리를 선택했다.

식사는 전체적으로 무난했고 후식으로 나온 치즈와 커피가 특히 맛있었다.

 

첫번째 기내식 : 본식 (대구)
첫번째 기내식 : 후식1
첫번째 기내식 : 후식2

여전히 잠은 쏟아졌고, 좌석을 풀플랫으로 만들어 누빔 깔개를 놓은 후 잠을 청했다.

잠든 지 1시간쯤 지났을까. 뒤쪽에서 크고 작은 아기 울음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7열 왼쪽 복도를 사이에 두고 7A와 7E에 일본인으로 보이는 부부가 앉아있었는데, 그들이 안고 있던 두 아기들 소리였다.

 

A열과 E,F열

돌이 안 돼보이는 아기와 두 돌쯤 된 아기는 계속 울거나 소리를 냈고, 큰 아기는 복도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어제의 고단함을 이기지 못했기에 누운 상태로 잠을 청했으나, 연이어 들리는 아기들 소리 때문에 두어번 짧은 토막잠을 잤을 뿐이다.

 

샹송
컵라면

백색소음 아닌, 듣기 고단한 소음은 비행 내내 이어졌다.

하는수없이 헤드셋으로 귀를 막은 채 드라마스페셜 같은 한국영화 '백수아파트'를 보았고 옛 chanson을 들었다.

오후 5시, 컵라면을 요청했더니 승무원은 뜨거운 물 아닌 포근한 물을 부어서 건네주었고, 면발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맛없는 컵라면 대신 갤리에서 들고온 초콜릿, 쿠키, 견과 등은 대체로 먹을 만했다.

 

두번째 기내식 : 한상차림 (파스타와 에클레어)

도착 1시간반 전, 두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아기들 울음소리 때문에 비록 잠은 못 이루었으나 최근에 탑승한 항공기 중 난기류가 거의 없는 가장 안정적인 비행이었다.

파리 시각 오후 3시반, 착륙마저 아주 부드럽고 편안했다.

 

파리 샤를드골공항 2F터미널
파리 샤를드골공항 2F터미널

파리에 도착한 2E터미널에서부터 리스본행 항공기를 타야 하는 2F터미널까지는 꽤 오래 걸었다.

EES 시행 딱 전날이라 생체정보를 등록하는 과정이 없었음에도, 보안검색과 입국심사까지 하고나니 1시간이나 지나있엇다.

우린 다음 탑승까지 대기 시간이 무려 5시간-인천 출발이 1시간이나 당겨지면서-이라 아무 문제는 없다.

 

파리 샤를드골공항 2F터미널
파리 상공
리스본행 AF1124 기내식 : 훈제연어와 파스타

파리 시각으로 오후 6시가 넘자 비몽사몽 상태가 되면서 나른해지기 시작했다.

오후 8시 45분 출발한 항공기는 만석이었고 맨 앞 1D,1F 좌석에 앉자마자 잠에 빠져버렸다.

식사를 나눠주는 기척에 잠에서 깨어, 맛있는 식사를 하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밤 10시 25분, 항공기는 리스본-파리보다 1시간 늦음-에 도착했다.

무사히, 금세 나온 캐리어를 끌고 Bolt승차장으로 가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호출한 볼트 택시는 오래지 않아 우리 앞에 멈췄다.

 

리스본 알파마지구 숙소

공항으로부터 호스트가 알려준 택시 정차 장소까지 25분이 소요되었고, 그곳에서 숙소까지는 딱 100m거리.

우리의 늦은 도착을 염려하면서 여러 번 메시지를 주었던 호스트에게 체크인 메시지를 보내고, 서울을 지키는 이들에게도

무사안착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2년반 만에 다시 찾은 리스본 그리고 알파마.

여길 오려 하루가 정말 길었다.

올라, 잘 지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