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제 구입한 리스본 교통카드-나베간테-에 필요한 티켓을 충전하려면 불편하게시리, 또 지하철역에 가야 한다.
산타아폴리니아 지하철역에서 24시간티켓을 충전한 후 오전 11시, 국립아줄레주 박물관행 버스에 승차했다.



알파마 동쪽에 자리한 아줄레주박물관은 과거 수도원 건물에 조성했기에 수도원 회랑과 성당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
0,1,2층 이렇게 3개층에 전시된 아줄레주-타일 또는 타일그림-는 시간을 더할수록 세밀해지고 다양해지는 경향을 보여준다.



기하하적인 문양이 반복되는 아줄레주도 있고, 아줄레주로 표현한 카톨릭종교화도 많이 전시되어있다.
층고 높은 성당의 신랑 위쪽엔 명도 낮은 회화들이 있고, 아래쪽 벽면엔 울트라마린 닮은 아줄레주가 배치되어 묘한 대조를 이룬다.



1층으로 올라가는 복도와 계단이 온통 푸른 아줄레주다.
우리는, 배경이 있고 인물이 살아있는 아줄레주 속 가상 세계로 들어가는 중이다.


1층 전시실에 걸려있는 아줄레주는 17~18세기 귀족의 일상 등도 있으나 역시 카톨릭 종교화가 가장 많다.
면 원근법을 적용하고 배경은 물론 인물의 동작과 표정 그리고 그림자까지 새겨넣어, 앞 시대 아줄레주보다 진보된 작품들이 많다.



0층과 1층을 모두 차지하는 층고 높은 성당 본당-중앙제대와 신자석 쪽-앞 0층에는 나르텍스-성당 입구-같은 공간이 있었고,
그곳의 위인 1층 지면에는 성가대석이, 천장과 벽면에는 예수의 생애와 카톨릭 성인들을 소재로 한 회화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


과거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한 아라비아 무어인들의 영향으로 생겨난 아줄레주는 세월이 갈수록 다채로워진다.
아줄레주는 벽면을 채우고 외벽을 꾸미고, 나아가 건물 안팎 모두에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장식해 냈다.
그러나 아줄레주가 도시를 단장하는 동안, 회화는 사라졌다. 광장에도, 성당에도 수준 있는 회화는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박물관 맨 위 2층의 작은 전시실에는 주방 벽면을 그로테스크하게 꾸민 아줄레주가, 복도에는 현대 아줄레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넓은 공간에는 리스본을 묘사한 아줄레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1755년 대지진 이전의 리스본 전경을 파노라마로 제작한
아줄레주가 눈길을 끌었다. 10m 넘는 이 작품은 어느 백작의 궁전에 걸려있던 것으로, 18세기 초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2시간의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근처 Lidl에서 신나고 푸짐하게 장을 본 다음 728번 굴절버스에 올랐다.
숙소로 가는 길에 또 만난 알파마도스, 나타를 예쁘게 포장하여 오징어 듬뿍 넣은 라면과 함께 먹어주면 완전 최고다,



10월 리스본은 낮은 길지 않다.
어둠이 오기 직전인 오후 6시, 28번 트램을 타고 포르타스두솔 전망대 앞에 내렸다.
구름이 정령해 버린 하늘, 해 지는 광경은 이미 어차피 볼 수가 없다.


10분 넘게 지연된 28번 트램을 타고 세뇨라두몬테 전망대로 향하던 중, 트램이 자주 지연되는 이유를 알아버렸다.
트램이 주행하는 레일 길은 트램이 운행하지 않을 때에는 승용차나 노선버스-어느 도시나 대체로 그러함-도 이용할 수 있는데,
승용차들이 좁고 독특한 구간의 레일 위를 주행하다가 트램이 들어오니, 오도가도 못하게 역주행하는 모양새로 갇혀버린 것이다.
트램도, 승용차도 더 이상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줄지어있던 승용차가 한 대씩 빠지다보니 시간은 하염없이 흐를 수밖에 없었다.



어마어마한 비탈길 앞, 가장 높은 세뇨라두몬테 전망대도 잔뜩 흐리다.
테주강과 함께 선물처럼 펼쳐지는 리스본 전경이 아주 잔잔하고 무척 멋스럽다.
어두워지자, 조르주성에 조명이 들어오고 예수상과 도시 집집마다 온기 어린 불빛이 켜진다.
종일 부지런했던 날.
거실에 앉은 남편이, 보람찬 하루를 보낸 낯빛으로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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