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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여행일기]/2025 리스본·세비야·마드리드

10월 20일 (월) : 올라, 알부페이라

알부페이라 거리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에어비앤비에 문의한 글에 대한 답장이 와 있다.

구체적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주고 받은 후 담당자와의 통화를 통해 업체 측 과실이 인정되었고, 현재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원하지

않는다는 우리 의견에 따라 숙박비의 일부를 환불해 주는 것으로 알부페이라 숙소 문제-호스트와는 무관-는 일단락되었다.

 

숙소에 준비되어 있는 빵, 우유, 햄, 치즈와 어제 콘티넨테에서 구입한 사과, 요거트로 훌륭한 아침을 차렸다.

잔뜩 흐린 오전 10시, 예상과는 달리 선선한 날씨라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오늘 낮 최고기온이 25도라 한다.

리스본보다 위도가 낮아서 알부페이라가 더 더울 거라 생각했는데, 이곳에 머물던 5일 내내 최고 기온은,

28도를 넘나들던 리스본보다 낮은 24~26도였다.

 

해변으로 가는 도로
절벽 언덕 바깥쪽 마을과 해변을 이어주는 동굴
동굴 내부

대서양에 맞닿은 도시에 왔으니 먼저 바다로 가야 한다. 

해변으로 가는 길에 석회암-또는 사암- 절벽 언덕을 뚫어서 1935년에 만든 동굴이 있다. 

알부페이라 올드타운과 그 주변지역은 지대 높은 석회암 언덕 위와 언덕 바깥쪽에 조성되었기에, 동굴은 바다로 가는 지름길이다.

 

알부페이라 해변

드디어, 대서양이다.

2년반 전, 호카곶에서 바다를 보았으니 대서양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세상의 서쪽 끝에서 본 대서양과 알부페이라에 펼쳐진 대서양은 사뭇 다르다.

 

알부페이라 해변

10월 하순으로 가는 길목, 해변에는 파라솔과 비치 의자가 그득하고 이미 수영을 즐기는 인류도 있다.

알부페이라 바다는 구름이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도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 위해 한껏 애쓰고 있다.

새하얀 집들과 황톳빛 모래톱이 있고, 바다와 해안을 둘러싸고 있는 금빛 붉은빛의 암석 절벽이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와 암석
Peneco Rock

모래 해변 서쪽에는 긴 절벽 언덕에서 살짝이 떨쳐진, 10m 높이의 독특한 Peneco Rock이 있다.

그리고 뒤쪽에 위치한 전망대 위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새로운 세상이 눈앞에 나타난다.

 

전망대
전망대 뷰
데크가 있는 전망대

곡선으로, 또한 멀리 휘어나가는 해안선이 끝없이 길다.

시선 가는 곳에는 옅고 짙은 황톳빛 절벽 언덕이 연속되고, 언덕 위엔 하얀 집들의 대열이 이어진다.

 

전망대 뷰
전망대 뷰
언덕 위 데크에서

이젠 절벽 언덕 위 동네를 산책한다.

어느 새 청명해진 푸른 하늘과 환한 흰빛 집들이 또랑또랑한 조화를 자아내니, 어딜 봐도 평화롭다.

 

언덕 위 동내
언덕 위 벽화
언덕 위 뷰

알부페이라 건물 벽면에 새겨진 주소-도로명-는 대부분 아줄레주 장식이다.

상점과 집들의 출입구와 담벼락을 꾸며놓은 아줄레주도 많아서 즐겁고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다. 

 

아줄레주
아줄레주
아줄레주

올드타운 근처에 Spar가 있어서 들어갔으나 우리가 아는 Spar 슈퍼마켓이 아니라 잡화점이었다.

나중에 다른 Spar가 눈에 띄어 그곳에도 들렀지만 역시 식료품은 별로 없었다. 

 

오후 12시반, 많이 걸은 것도 아닌데 다리와 발이 아파온다.

어제 이동이 힘들었는지, 암튼 몸이 신호를 보냈으니 이런 땐 무조건 쉬어야 한다.

숙소 가는 길, 해변과 거리에 술집이 즐비하고 호객꾼이 많은 걸 보니, 이곳은 조용한 휴양도시는 아닌가 보다.

 

알부페이라 메인 광장
조용한 휴양도시가 아니네...
언덕 바깥쪽

긴 휴식을 한 후 오후 5시반, 구글맵으로 발견한 동네 빵집을 찾아나섰다.

여행지에서 맛있는 빵집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고 큰 즐거움, 그런데 막상 해당 장소에 찾아가니 빵집이 없다.

빵집이었던 곳은 폐업을 했고 가게를 판다는 안내문만 붙어있을 뿐이다.

 

빵집이 있었던 곳

문어 새우 감자 버섯 버터구이를 저녁 식탁에 올린 후, 또 창을 열었다.

그러나 창을 열어두고 후드까지 켜놓고 요리를 했음에도, 한쪽으로 나란히 뚫린 작은 창문 두 개로는 환기가 되지 않았고,

가장 안쪽 공간인 침실 앞엔 길고 튼실한 유리 파티션이 있었기에 안쪽 공간은 더욱 환기에 문제가 있었다.

이 숙소는 벽과 파티션으로 공간 분리는 되어있으나 욕실에만 출입문이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스튜디오 형태다.

 

고단하고 졸린데도 잠이 쉬이 오지 않는 밤.

새벽에야 가까스로 잠의 신 휘프노스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