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표류 [여행일기]/2025 리스본·세비야·마드리드

10월 31일 (금) : 마드리드 가는 Iryo

숙소 출입문

잠못 이루는 새벽 1시, 바깥에서 묘한 물 소리가 들린다.

얼른 일어나 주방 창을 열어보니, 골목에서 작은 청소차가 세제를 뿌리며 청소 중이다.

 

새벽 늦게 잠이 들었으나 오전 6시에 기상하여 떠날 준비를 한다.

캐리어를 다 꾸려놓고서는 수십 번 오갔던, 이른 시각이라 한산한 살바도르 광장을 거닐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세비야 숙소, 우린 오전 8시 45분 체크아웃을 했다.

 

살바도르광장의 살바도르성당
살바도르광장의 어느 성당
살바도르광장 북쪽

세비야에서 이번 여행의 종착지인 마드리드까지는 기차로 이동한다.

세비야 산타후스타 기차역까지는 버스로 이동할 예정이라 어제 확인한 바와 같이 버스정류장까지 650m를 걸어야 했는데,

캐리어 끌기 괜찮은 세비야 구시가 인도를 15분 걷고 정류장에선 15분을 기다려 버스에 승차했다.

정류장 앞 티켓 부스에서 답변 받은 것처럼 버스 요금-투쌈카드 미사용시 1인 1.4유로-은 기사에게 현금으로 지불했다.

2정거장 후 버스에서 내려 산타후스타역에 도착했고 기차 탑승까지 40분 이상 충분히 남아있었다.

 

세비야 산타후스타 기차역
산타후스타역 iryo기차

안내판에 정보가 보이지 않던 Iryo 기차는 출발 20분 전에야 탑승할 플랫폼이 안내되었는데, 

1~6플랫폼 앞 검색대-기차역 검색 처음-에서 검색과 티켓 확인을 거쳤고 Iryo 열차 앞에서 다시 티켓 검사를 했다.

Iryo이리요는 스페인 민간 고속열차로, 이리요 1등석은 1-2 배열이며 좌우 앞뒤 간격이 여유롭고 쾌적했으나

좌석이 뒤로 젖혀지지는 않았다.

 

산타후스타역 iryo기차
산타후스타역 iryo기차
iryo기차 1등석

그런데 열차 출발 직전, 여자 승무원이 오더니 캐리어 둘을 와이어락으로 묶어놓았는지 묻는다.

그녀는 기차에서 와이어락을 사용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풀어놓아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유를 물으니 규정이란다.

기둥이나 선반에 묶은 것도 아니고 우리 캐리어끼리 연결했는데 뭐가 문젠지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일단 따라야 했다.

 

우리는 기차 탑승 직후 캐리어를 짐칸 맨 아래에 두었고 늘 그랬듯 캐리어의 두 손잡이를 와이어락으로 짧게 묶어두었다.

유럽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버스나 기차 이동시 항상 캐리어 손잡이끼리 묶어두는데 제지를 당한 건 스페인이 처음이다.

Alsa 알사버스 기사도 그러더니  Iryo 이리요 열차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우린 곧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2등석은 물론 1등석도 짐칸은 상당히 좁았고 승무원들은 승객이 짐칸에 올려둔 캐리어를 멋대로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열차 운행 중 짐칸에 가보니 무거운 26인치짜리 남편 짐은 아래에 그대로 있었으나 24인치 내 캐리어는 맨 위에서 발견되었다. 

 

승객들의 짐을 의사도 묻지 않고 옮기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아고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던 행위다.

좌우로 약간 이동시킬 수는 있으나 맨 아래칸에 있던 캐리어를 맨 위로 올려버리다니 정말 어처구니 없고 화가 났다.

백번 양보해서 캐리어를, 내리기 쉬운 자리에서 제일 어려운 위칸으로 멋대로 옮겼으면 도착했을 때 내려주기라도 하든가.

종착역인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 짐칸 근처에 승무원은 단 한 명도 없었고 맨 위로 옮겨진 내 캐리어는 힘겹게 내려졌다. 

 

iryo 1등석
iryo 1등석
iryo 1등석

예정보다 10분 늦게, 오전 10시반에 세비야를 출발한 iryo 열차는 최고 250km로 달린다.

졸다 먹다 하는 사이에 기차는 코르도바를 경유하여 오후 1시5분, 마드리드 Atocha아토차역에 도착했다.

아토차 지하철역에서 멀티카드 10회권-교통카드.12월까지40%할인.다인승-을 구입한 후 지상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으니

숙소 건물 앞에는 영어 소통이 전혀 안되는 관리인 아저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드리드 숙소 외관과 공동 출입문(라이언)
숙소 공동현관
엘리베이터와 세대 출입문들

관리인은 5층 숙소 출입문에 들어서더니 그 자리에서 별 설명 없이 열쇠만 주고는 가버렸다.

굳이 시간 약속이 필요한 대면체크인을 이렇게 할 거면 키박스 만들어서 셀프체크인하는 게 나을 듯.

그런데 관리인이 간 후 살펴본 주방엔 조리도구라고는 뚜껑 없는 무거운 냄비 하나가 전부다. 심지어 프라이팬도 없다.

세탁기는 있으나 빨래건조대-있다고 공지-가 없어서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니 거실 창 밖에 빨랫줄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4줄이어야 할 빨랫줄은 폭 좁은 2줄만 달랑 남겨져있을 뿐, 거의 끊어진 상태였다.

 

우리가 원래 예약한 마드리드 숙소는 마드리드 여행 2개월 전에 갑자기 예약이 취소되었다.

10개월 전에 예약한 숙소-구시가 인근-에 안전 문제가 있어서 에어비앤비측에서 취소한 것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마드리드 여행까지 2개월밖에 안 남았으니 가성비 괜찮은 숙소는 남아있지 않은 시기, 에어비엔비에서 할인쿠폰을 제시했고

하루종일 폭풍 검색을 한 결과, 그나마 원래 숙소와 비슷한 금액에 예약한 곳이 이곳이다.

이 숙소는 주변에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6호선 Conde de Casal역-숙박시 폐쇄-과 1,6호선 Pacifico역이 가깝고 솔광장까지는

지하철로 6정거장, 소피아미술관은 3정거장이니 교통이 괜찮다. 원래 숙소-소피아 도보권-보다는 구시가에서 멀지만 말이다.

 

Lidl
Lidl
La despensa : 숙소 바로 옆 건물

Lidl과 La despensa, 두 마트에서 장을 보고 들어온 숙소 안이 매우 서늘하다.

거실과 방에 설치된 히터를 모조리 열어 난방을 시도했으나 전혀 온기가 생기지 않는다.

 

오늘 내일 기온이 최저 12도라는데, 이 서늘함을 어찌한담.

나는 8년 만에, 남편은 17년 만에 찾아온 마드리드.

만만치 않은 이곳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