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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여행일기]/2025 리스본·세비야·마드리드

11월 4일 (화) : 세고비아의 수도교

이른 오전 8시, 지하철 1호선과 3호선를 타고 Mocloa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오늘은 마드리드 북쪽에 있는 소도시 세고비아로 간다.

 

마드리드 Moncloa bus station : 지하2층 Avanza버스 매표소
지하1층 아반차버스 승차장
세고비아 버스터미널

오전 8시 45분, 지하 2층 Avanza 버스 매표소에서 버스 시간이 정해진 왕복 티켓을 발권했다.

별말없이 9시15분과 9시45분 출발편 중 선택하라는 직원의 말에, 당연히 9시1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선택했다.

그러나 우리가 탈 버스는 한적한 8번 승차장에서 대기 중이었고, 안내판을 보니 무려 여러 곳을 경유하여 세고비아까지 가는 버스다.

세고비아행 직행버스를 타는 9번 승차장은 사람이 많고 복잡했는데, 9시15분발 직행버스는 발권 전 이미 매진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오전 9시 5분, 버스에 승차했고 버스는 9시 15분에 정시 출발했다.

그러나 버스는 오만군데 정류장에 정차하면서 운행을 했고 10시 55분, 드디어 세고비아에 도착했다.

마드리드에서 9시 15분에 출발하는 경유 버스나 9시 45분에 출발하는 직행버스나 세고비아 도착시간은 결국 동일했다. 

경유 버스는 여러 동네를 구경-별것없긴 함-하는 맛이 있고, 버스 안이 여유로웠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나저나 오늘 세고비아 날씨, 정말 좋다.

 

세고비아 수도교
세고비아 수도교
세고비아 수도교 (초광각)

세고비아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수도교다. 

여행을 처음 계획할 때  마드리드에서 4박, 세고비아에서 3박을 하려할 만큼 나는 세고비아를 좋아한다.

9년 전 패키지여행-처음이자 마지막, 인원16명-에서 걸어본 톨레도와 세고비아 중 내겐 세고비아가 더 운치있는 도시다.

그렇지만, 마드리드에서 7박을 모두 머물지 않고 세고비아와 분산 숙박할 경우, 마드리드 미술관 한둘이나 톨레도를 포기해야 했기에

세고비아에서의 숙박은 결국 무산되었다.

 

세고비아 수도교 : 바깥쪽
세고비아 수도교 : 바깥쪽
세고비아 수도교 : 버거킹

고대 로마의 수도교를 마주하는 시간은 숙연해져야 한다.

세고비아 수도교를 처음 보는 남편은 한없이 경탄하고 탄복하는 중이다.

설화와 함께 유구한 세월의 때가 묻고 붙어 우리 앞에 버티고 있는 이 장엄한 건축물은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점찍어둔 카페 근처로 갔으나 하필이면 오늘 휴무라, 오전 11시반에 오픈하는 버거킹으로 들었다.

수도교가 훤히 보이는 실내 자리에 앉았고 키오스크로 아메리카노와 식사를 주문했다.

 

세고비아 수도교 : 바깥쪽

수도교의 안쪽에도 서 보고 바깥 방향에도 서 보았다.

그리고 계단을 밟아 수도교 위로 올라, 서서 풍경을 보고 앉아서 정경을 감상했다.

도시의 흥망성쇠를 바라보면서 엄청난 시간을 지켜낸 수도교, 형언할 수 없는 감동으로 마음이 벅차오른다.

 

수도교 위 : 그림자

이번엔 수도교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수도교 끝쪽으로 갈수록 비탈길이라 수도교 자체는 점점 낮아지는 형태였는데, 그 시작점까지 가고 싶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다.

 

세고비아 수도교

수도교를 뒤로 한 채 다음 목적지로 가는 중, 성마르틴성당이 우리를 반긴다.

12세기 건립하여 로마네스크 외관이 멋진 이 성당엔 입장하지 않았다. 별 기록이 없는 걸 보니 아마 잠겨있었던 듯.

 

산마르틴성당 (12세기)
세고비아대성당
세고비아대성당

16세기에 건립된 세고비아 대성당은 외관만 훑고 지나친다.

예전부터 스페인의 도시를 여행해본 바, 대성당 등 도시의 대표 성당은 본당만 관람하더라도 여행객으로부터 입장료를 징수한다.

요즘 기준으로는 5~15유로를 지불해야 하는데, 성당 기본 구조에서 벗어-세비야대성당,톨레도대성당-나서 어수선한 경우도 있고,

간혹 스페인 유명화가의 종교화가 있을 뿐 조각상 하나 없이 조형물-인형-만 봐야 하는 성당이기에 굳이 입장료를 지불해가면서

스페인 성당에 들어갈 생각은 전혀 없다.

 

마요르광장

마요르 광장은 푸르름이 방긋거리고 더없이 평온하다.

늦여름이나 초가을 같은 11월의 세고비아다.

 

세고비아 알카사르 옆에서 본 전망

세고비아 알카사르 옆 전망대 정경은 초가을이다.

전망대에서 눈에 들어오는 이편 풍경에서 저편 경관까지, 하나라도 빼놓을세라 시야에, 또 마음에 가득 담았다.

 

세고비아 알카사르

세고비아에서의 두번째 목적지, 드디어 세고비아 알카사르다.

디즈니 백설공주성의 모델로 알려진 세고비아 알카사르는 요새가 있던 자리에 14세기즈음 건립되어 이후 수차례 개축되었다고 한다..

알카사르엔 원래 입장하려 했으나 이곳까지 오면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일단 들어가면 짧게 보고 나오는 성향이 못 되었기에

입장하지 않았다. 이미 티켓팅한 마드리드행 버스 시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세고비아 알카사르

알카사르 외관을 둘러본 후 알카사르를 올려다볼 수 있는 조망포인트로 가기 위해 수많은 계단을 따라 아래로 간다.

그러나 계단 따라 조금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와야 했는데, 그곳엘 다녀오면 돌아가는 길이 아주 촉박해졌을테니까 말이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못하고. 느린 여행을 하는 우리는 세고비아에서 2박이라도 머물러야 했나 보다.

 

알카사르 조망포인트로 내려가는 계단 (왼쪽)
계단에서 본 세고비아 알카사르

알카사르에서 버스터미널까지는 구글맵으로 1km가 찍힌다.

아까 밟아왔던 '수도교-대성당-마요르광장-알카사르'의 길이 아닌 구글이가 알려주는 길을 통해 버스터미널로 돌아가기로 한다.

 

알카사르 동쪽
세고비아 대성당

성벽 따라 돌아가는 길이 세상에나, 너무 멋지다.

성벽 자체도 멋스럽지만 성벽 전망대 따라 안팎으로 보이는 조망이 더할수없이 멋스러웠다.

하루종일 날씨마저 완벽한 날이다.

 

세고비아 성벽 : 성안드레아 문
세고비아대성당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유료화장실-1인 50센트라는 착한 가격. 마드리드 몽클로아버스터미널은 화장실 무료-에 다녀온 후

오후 3시반에 출발하는 마드리드행 버스에 올랐다. 경유 아닌 직행버스는 오후 4시 35분,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세고비아 버스터미널
마드리드행 아반차버스
공사 중인 마드리드 6호선 구간과 대체 교통편

우리가 여행한 2025년 11월초, 마드리드 6호선은 많은 구간이 공사 중이었고 숙소와 가장 가까운 역도 공사 중이었다.

해당 구간은 여러 무료버스가 운행 중이었는데 몽클로아터미널에서 출발하여 우리 숙소 앞까지 가는 SE6 버스도 있었으니,

지하철보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45분-는 했으나 오는 내내 편히 앉아서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만 스페인 여행 내내 느낀, 거세고 거친 경음과 급박한 억양이 만들어내는 소란하고 부대끼고 시끄럽기 짝이 없는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는 양반 아니 귀족-는 버스 안에서도 사이클론급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드디어 내일은 애증의 미술관, 프라도에 입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