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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여행일기]/2025 리스본·세비야·마드리드

11월 7일 (금) : 머나먼 귀로

아침 기온 8도, 식사하고 후식까지 먹고 짐을 꾸린 후 오전 8시40분, 마드리드 아파트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버스를 타고 Atocha아토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정차된 공항버스에 승차했는데, 공항버스 안 사방에서 내내 들려오는 거칠고 드센

스페인어는 진실로 끔찍했다. 여행하는 동안 스페인어 음성이 너무 고단했고, 스페인을 떠나는 날엔 스페인어 지옥을 보았다.

 

마드리드공항 2터미널 KLM체크인카운터
마드리드공항 Fast Track

오전 9시50분, 마드리드공항 2터미널에 도착했고 별일 없이 KLM Priority 카운터에서 바로 체크인을 했다.

패스트트랙으로 보안검색까지 일사천리로 마쳤는데, 일반 보안검색줄도 번잡하지 않고 여유로운 편이었다.

 

항공기 출도착 안내 : 2시간5분 지연출발
항공기 출도착 안내 : 2시간40분 지연출발

탑승 3시간전에 수속을 했으니 아주 일찍 체크인한 건 아닌데, 탑승권엔 Gate가 확정되지 않은 채 구역만 DE로 기재돼있다.

그런데 탑승권을 다시 확인하니 출발 시각이 13시05분이 아닌 14시40분으로 나와있다. 무려 1시간40분이나 지연 출발인데,

체크인할 때 카운터 직원은 아무 언급이 없었다. 직무유기한 불친절 직원-누군지 모름-으로 KLM에 민원을 넣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오전 11시즈음엔 우리가 탈 항공기의 출발시각이 2시간10분 지연된 15시10분로 전광판에 안내되었다. 

마드리드로 와야 할 항공기가 암스테르담에서 아직 출발조차 안했다는 뜻인데, 이게 무슨 일이람.

 

2터미널 빵집

항공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되자 에어프랑스-KLM과 같은 항공사-앱을 통해 밀바우처-1인 11유로-가 제공된다는 메시지가 안내된다.

우리는 밀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곳 중 빵집 El Bareto에서 카페콘레체와 크루아상, 뺑오쇼콜라, 오믈렛빵를 느긋하게 즐겼다.

 

암스테르담에서 환승해야 하는 우리가 마드리드 출발이 늦어지는데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 이유는 암스테르담공항 환승 대기 시간이

5시간 20분-암스테르담공항에서 21시 출발-이나 되기 때문이다.

대기 시간이 길어도 암스테르담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을 예정-2019년 여름, 7시간 레이오버 중 암스테르담 도심으로 나가봄.-이라

암스테르담행 첫 비행기의 지연 출발은 마드리드 공항에서 대기가 더 길어질 뿐 큰 문제는 아니었다.

 

E74 게이트 앞

오후 1시, 에어프랑스앱을 통해 항공기 출발시각이 15시45분 출발로 변경되었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오늘 오전 내내 항공기 출발이 점차 늦어지고 있었으나 에어프랑스앱을 통해 출발 지연 메시지가 날아온 건 처음이다.

아무튼 2시간40분이나 더 출발이 늦어졌고 이젠 더 지연될까봐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기우는 적중했고 오후 2시, 항공기 출발시각이 또 16시5분으로 미루어졌으니 무려 3시간이나 지연되는 상황이다.

다만, 항공기가 2시간 후 마드리드에서 출발 가능하다는 건 이미 암스테르담을 출발해서 마드리드로 오고 있다는 의미니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까.

 

항공기 지연으로 계속 신경을 쓰고, 예상치 않게 마드리드공항에서 오래 대기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다 힘겹다.

라운지에서 대기했으면 좀 나았을까, 비즈니스라이트로 예약한 항공이라 라운지 이용이 제외되니 이런 경우 난감하다.

오후 2시반, 탑승구가 확정되었고 다행히 더 이상 지연 안내 문제는 날아오지 않았다.

 

KLM 유로비즈니스 1열

드디어 오후 3시55분, 탑승이 시작되었고 16시20분, 탑승을 완료했으나 항공기는 게이트를 출발하지 않고 있다.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어서일까. 게이트에서의 긴 대기에 이어 활주로에서도 대기 시간이 길다.

결국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암스테르담행 항공기가 이륙했다. 집에 가기 참 힘들다.

지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기내식은 맛있었고 커피 또한 아주 좋았다.

 

버팔로치즈 등을 곁들인 페스토 파스타 샐러드
치즈파이(?) : 이것만 맛없음
마드리드발 암스테르담행 KLM

15시40분에 암스테르담으로 와야 할 항공기가 19시10분이 넘어서야 도착했으니 3시간반이나 늦어버렸다. 

기체 결함으로 늦어진 거라면 이 항공기만 탑승했거나 연결편 항공기를 놓친 경우 항공사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

우린 연결편 항공기 탑승에 문제가 없으니 보상 대상은 아니다. 암스테르담에서 대기할 것을 마드리드에서 오래 대기했을 뿐이고

잘 환승-암스테르담 환승대기 1시간50분-하여 최종 목적지인 인천공항까지 무사히 도착했으니 말이다.

 

암스테르담 공항
F4 게이트 앞

EU인 마드리드에서 보안검색을 했기에 암스테르담에서 추가 보안검사는 없고 출국검사조차 자동이라 편리하다.

F4 탑승구 옆 텅빈 탑승구 앞에서 널브러져있다가 시각에 맞춰 탑승구로 이동했고 오후 8시15분, 바로 인천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인천을 떠날 때 탑승한 에어프랑스도 B777 구기재였는데 KLM도 B787-9 중 구기재 당첨이다. 우리한테 대체 왜 이러는 걸까.

 

KLM 월드비즈니스 B787-9
KLM 어메니티

KLM 비즈니스클래스는 2019년-B747-에 이어 두번째 탑승이다.

KLM B787-9 항공기 비즈니스클래스는 1-2-1 배열로, 가운데 좌석보다 양쪽 창가 1인석의 발 공간이 더 넓다.

우린 가운데 4D,4F에 앉았고 당황스럽게도, 에어프랑스와는 달리 자리에 깔아줄 매트리스패드가 없다. 

웰컴드링크가 제공된 인천행 KLM 항공기는 정시에 정확히 출발했다.

 

첫번째 기내식 전식 : 연어와 샐러드

출발 1시간이 지난 오후 10시, 첫번째 기내식이 제공되었다.

에피타이저인 핑거푸드를 시작으로, 전식은 연어와 샐러드, 본식으로는 스테이크(?) 그리고 후식이 차례대로 차려졌다.

그럭저럭 무난한 식사였고 난 한국인승무원이, 남편은 네덜란드승무원이 응대해주었다.

 

첫번째 기내식 본식 : 감자와 슈피겔 등을 곁들인 슬로우쿠킹 스테이크
첫번째 기내식 후식 : 시나몬 무스 등을 올린 사과

1시간반 동안 식사를 하고 난 후,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시계를 한국시각으로 돌려놓으니, 서울은 이미 11월 8일 토요일이다.

바로 잠에 빠져 4시간쯤 자고 일어났고, 한국시각으로는 토요일 정오다.

 

한국시각 11월 8일 정오 무렵

이 항공기는 4주 전에 탑승한 에어프랑스-B777-보다 누웠을 때 무언가 불편하다.

B777기보다 폭이 좁은 B787 항공기에 같은 형태의 1-2-1 배열 좌석을 넣었으니 좌석 폭이 좁은 건 당연한 듯.

갤리에서 간식을 챙겨와서 먹고, 다시 2시간동안 숙면했다. 기내에서 두번째-첫번째는 프푸발 인천행 YP 프이코-로 잘잔 비행이다.

 

야채믹스 타르트(좌)와 아보카도,계란을 곁들인 연어
도착 1시간 전 : 오후 4시
델프트하우스 : 여러 가옥 모델 중 선택

도착 2시간전인 오후 2시50분, 두번째 기내식이 한 트레이에 차려졌다.

우린 기내에서 식사를 선택할 때, 의도적으로 다른 메뉴를 골라서 서로 나눠먹는 과정 없이 자신이 먹고 싶은 걸 선택해서

자기 것 위주-상대에게 조금 떼어주는 경우도 있음.-로 먹는다. 그래서 난 야채믹스타르트를, 남편은 팬케이크를 골랐다.

 

착륙 직전, KLM 승무원이 술이 든 델프트도자기인 '델프트하우스'를 나눠주고 있다. 

앞 좌석 노부부는 사양하고 받지 않았으나 우린 예쁜 쓰레기임을 알고도 골라와 보니,  6년전에 들고온 것과 비슷하다. 

세월이 가도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더니 사소한 취향조차 변하지 않나 보다.

 

장기여행이 가빠지기 시작했으나 여행에 대한 열정과 취향은 그대로다.

그리하여 기간이 변할지라도 우리 여행은 계속될지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