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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여행일기]/2026 시칠리아

3월 6일 (금) : 고단한 카타니아 아파트

카타니아 숙소 벽면 : 시칠리아 형태의 시계

시라쿠사를 떠나는 아침, 따뜻한 떡국을 먹고 캐리어를 꾸린 후 오전 8시45분, 두오모광장 쪽으로 향했다.

시라쿠사 숙소를 체크아웃하기 전,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기 위함이다.

 

카페 Viola
카페 Viola

두오모광장 근처, 구글 평점 좋은 카페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카운터로 가서 피스타치오 크루아상과 카푸치노를 주문하니 원하는 카푸치노 사이즈를 묻는다.

 

친근하면서도 개성 있는 카페 내부
친근하면서도 개성 있는 카페 내부
카페 Viola : 카푸치노와 피스타치오 크루아상

화수분처럼 마셔도 마셔도 줄지 않는 큰사이즈 카푸치노를 다 털어마신 후 두오모광장을 걸었다.

구름이 하늘을 다 덮어버린 아침, 오르티지아 서쪽바다도 더할 수 없이 잔뜩 흐리다.

 

시라쿠사 오르티지아 두오모광장
시라쿠사 오르티지아 서쪽바다

오전 10시, 체크아웃 후 버스정류장에 다다르자 2분도 안돼서 110번 미니버스가 도착했다.

오르티지아섬을 시계 방향으로만 운행하는 110번 버스는 오르티지아 해안을 드라이브하듯 휘돌아 터미널 근처에 정차했다.

그런데 인터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카타니아 가는 버스 티켓을 구입하고 나니 이런, 겨우 오전 10시28분이다.

꼼짝없이 예정한 오전 11시보다 이른, 10시반-30분 배차-에 출발하는 인터버스를 타야할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110번 버스
카타니아행 인터버스

시칠리아 동쪽 해안에 위치한 카타니아는 시라쿠사에서 북쪽으로 70km 거리에 있고 인터버스로 1시간10분 소요된다.

계획대로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더라도 카타니아 숙소 체크인까지 시간이 남아도는데, 30분이나 더 일찍 간다면

시간 보내기가 더 난감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시라쿠사 터미널에 마땅한 대기장소가 없었기에 결국 10시반에 출발하기로 했다.

 

카타니아 숙소 담당자와의 정확한 약속 장소는 카타니아 가는 인터버스 안에서야 정해졌다.

간단한 일을 이렇게 답답하게 처리하는 숙소는 처음, 법인에서 운영하는 아파트는 의사 소통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가능하면 거르는 것이 마음 건강에 좋을 듯하다. 

 

카타니아 터미널에 도착하여 근처 지하철역 발매기에서 티켓 2장을 결제했으나 오류를 알리는 종이만 출력되었고,

근처에 있던 청년의 도움으로 역무원에게 가니 그는 흔한 오류라는 표정으로 지하철 개찰구를 열어주었다.

카타니아 지하철 노선은 단 1개이고 딱 2칸의 객차로 운행되며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구시가쪽으로는 가지 않는다.

 

그런데, 숙소가 있는 지하철역- 2정거장-에서 상행 에스컬레이터에 남편이 진입하자 갑자기 에스컬레이터가 멈춰선다.

다른 쪽 에스컬레이터는 이미 고장이고 엘리베이터는 없으니 캐리어를 들고 씩씩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카타니아 햄버거가게 : 유기농, 글르텐프리

숙소 얼리체크인이 불가했기에 정식 체크인 시각인 오후 3시까지는 2시간 이상 남아있다.

캐리어를 끌고 이미 봐둔 햄버거 가게-유기농 및 글루텐프리-에서 햄버거세트와 해산물튀김세트로 점심식사를 한 후

숙소와 가까운 소박한 동네 카페에서 오렌지착즙주스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카타니아 숙소 근처 카페

타바끼에서 교통티켓 1일권 4매를 구입한 후 오후 2시55분, 숙소 건물 앞에서 대기 중인 숙소 담당자를 만났다.

우리 예상을 깬, 체구 작은 60대 여인은 친절했고 스마트했으며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숙소 문 옆에 회사 직원과 숙소 담당자의 엇박자 체크인의 원인이 부착되어 있었는데, 바로 완전히 부서지고 깨어진

스마트락-회사측에서는 모르는듯-이었다. 

 

카타니아 숙소 공동출입문
엘레베이터와 해당층 공동출입문(반대편에도 있음)
카타니아 숙소 베란다 : 숙소는 2층(우리식으론 3층)

10층-0층부터 9층-짜리 이 아파트의 장점은 0층에 있는 Deco마트로, 이 큰 마트를 오후 4시부터 1시간 넘게 구경했다.

인터버스로 여행지를 이동하고 숙소 주변에서 한참동안 대기한 데다가 장보기까지 오래했더니 고단하고 나른하다.

 

넷플에서 '응답하라 1988'을 재생시켜두고는 정신을 차려보니 둘 다 마구 졸고 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 카타니아의 첫날이 아스라이 스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