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의 카타니아를 떠나 이스탄불 가는 새벽.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오전 5시56분에 출발하는 Alibus-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5시반, 체크아웃을 했다.
알리버스는 예정 시간을 넘겨 오전 6시에 정류장으로 왔고 시간이 갈수록 버스엔 점차 승객이 많아지고 있다.
카타니아에서 공항까지는 8km. 알리버스는 오전 6시반, 카타니아 공항에 도착했다.



이스탄불 공항과는 달리 카타니아 공항의 터키항공에는 키오스크나 벡드랍은 없고, 카운터에서는 종이탑승권을 발급해주었다.
카타니아 공항은 규모에 비해 이용객이 많다고 하는데, 이른 오전이라 번잡하지는 않지만 어딜 가든 좁다.



비셍겐지역 출국심사 부스 근처 카페에서 주문한 카푸치노와 피스타치오 크루아상이 맛있다.
이어, EU국가에서 출국하는 거라 이미 등록된 유럽 EES-출입국시스템-를 통과해야 했는데 EES가 없던 과거에 비해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다. 이후 ETIAS가 도입되면 불편이 배가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좁은 면세구역에서, 탑승이 시작된다는 안내에 따라 게이트 앞에 줄을 섰으나 탑승 대기줄에서 20분 넘게 대기해야 했다.
게다가 우리가 서 있던 자리 바로 뒤쪽에서 들려오는 멕시코 모녀의 지속적인, 톤 높고 된소리 강하고 쉼없이 빠른 대화 소리는
꽤 끔찍스러웠는데, 작년 마드리드에서 수없이 겪은 그 스페인어였던 것이다.
탑승한 15열은 이스탄불에서 팔레르모 올 때처럼 운 좋게도 또 가운데 좌석이 비어있다.
행운에 마음 주지 않고 욕심과 소망도 빌지 않았더니 벌써 보이지 않는 손이 답을 해준 걸까.



오전 10시에 이륙을 했고 10시40분, 제대로 된 아침식사가 제공되었다.
인천에서 이스탄불까지 직항을 운행하는 터키항공은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한국어 지원이 되고, 한국 영화도 있다.
내가 고른 한국 영화는 "바이러스". 비행 내내 시간을 들여서 끝까지 보았으나 주제도 없고 재미도 없고 결과도 없다.



시칠리아보다 2시간 빠른 이스탄불에 예정보다 일찍 착륙했고 오후 2시에 하기했다.
공항 입국심사대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카타니아에서 같은 비행기를 탄 승객들은 다들 이스탄불에서 환승하여
다른 도시로 가는지, 컨베이어벨트를 돌고 있는 캐리어는 몇 개 없었다.
근처 호텔로 가기 위해 이스탄불카르트에 인상된 버스 요금-2월 70리라, 3월 84리라-에 맞춰 2인 왕복요금을 충전했다.
그러나, 공항 정류장에 우리가 타야 하는 H-6버스-공항 오가는 일반버스-는 오지 않았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광판엔 오지도 않은 H-1,H-3 H-6 버스가 도착으로 표시되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아, 이곳에 버스가 오기는 오는지, 40분 배차인 버스를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답답한데다가 조바심이 났고,
기다리다 지쳐 택시를 고려할 즈음 H-6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는 15~20분만에 호텔에 도착했고, 오늘 이곳에서 1박한 후 내일 오후에 인천행 항공기를 탈 예정이다.
우리는 인천-이스탄불 왕복 항공권과 이스탄불-팔레르모,카타니아-이스탄불 다구간항공권을 분리 발권했기에, 시칠리아 가기 전엔
유럽사이드 신시가 탁심에서 짧은 여행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고 시칠리아 여행 후엔 공항 근처에서 하루를 지내게 되었다.



호텔 건물 4층에 배정된 널찍한 트리플룸에 짐을 대충 던져두고 평범한 동네 구경에 나섰다.
빵집 시미트는 다 팔렸고 쿰피르 식당은 없었기에 작은 마트에서 아이란과 1.5L물-호텔룸 작은병 물2개론 부족-을 구입했다.
고이 남겨두었던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가득 부어 한국의 맛을 누렸다.
내일 공항 갈 궁리를 하는 저녁, 멀지 않은 곳에서 아잔 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수가 없다면 다른 수가 있겠지, 드디어 여행의 끄트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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