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의 '흐리고 비' 에서 벗어난 일요일 아침 하늘은 완벽하게 맑은 하늘색이다.
눈 뜨니 아침 6시, 휴일 아침의 이른 기상이 아까워 억울하기만 한데
유럽 일광절약시간제의 시작으로 6시 아닌 7시가 되어버렸다.
빈에서 40km 떨어진 작은마을 로라우.
이곳에 고전주의 음악가인 하이든의 생가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 봐야지~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하이든은 어릴 적부터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지만
가난한 하이든의 부모는 그를 후원할만한 능력이 없었고
최초의 후원자인 사촌을 따라 6세의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난다.
빈 슈테판 성당의 성가대원, 보헤미아 백작 모르친의 음악교사를 거쳐
오스트리아 귀족인 에스타르하지 후작의 악단 감독이 되면서
하이든의 명성은 전 유럽으로 알려지게 된다.
소박한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정면에 자그마한 정원이 있고
왼편과 오른편에 같은 모양의 출입문이 마주하고 있다.
실내 벽면엔 중고교 시절의 음악책에서 보았던 하이든의 초상이 걸려있고
미려한 글씨체의 노트엔 시간이 멈춘 듯 그의 숨결이 쓰여있다.
불과 6세까지밖에 머물지 않았던 하이든의 방.
세상을 향해 나올 때도 이 방을 거쳤고 고향을 떠날 때도 이 방을 지났겠지.
거실과 홀엔 하이든의 손때가 묻은 악기와 악보들이 조명과 햇빛 아래 다정히 웃고 있다.
그네들의 음악만큼이나 300여년 전의 자취를 간직하고 가꾸는 영혼과 여유가
오늘도 역시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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