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2023 포르투·리스본 (20) 썸네일형 리스트형 추억은 3 : 알파마 감동과 환희의 집합지, 세상의 행로, 리스본을 다시 찾을 이유 더할 수 없이 좋았던 잊지 못할 알파마 추억은 2 : 파두 형언할 수 없는 정한은 파두가 되고, 파두 박물관에서 만난 아말리아 호드리게스는 그리움과 애절함의 화신이었다. 전율 같은 깊고 끝없는 감동 추억은 1 : 아줄레주 거리와 벽면을 장식하는 코발트블루 타일, 역사와 문화와 이야기가 담겨 파란 생기를 불어넣었다. 어디에도 없는 장식 예술. 4월 18일 (화) : Tchau, 리스본 리스본을 떠나는 아침, 6시에 알람이 울리고 밖은 이미 환하다. 냉장고를 털어 마지막 아침식사를 하고 마지막 캡슐커피까지 마신 후, 어제 챙겨둔 짐을 다시 살펴본다. 알파마의 오래된 이 집을 떠나야 할 때가 됐다. 첫날 느낀 가파른 계단에 대한 두려움은 2-3일 만에 사라졌고 알파마를 즐기기에 이곳은 최고의 숙소였다. 그러나 여전히 인터넷은 불통, 우린 짐을 다 확인한 후 7시 40분에 숙소를 출발했다. 테주강변 따라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 강변에 조깅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서울이나 빈이라면 출근 러시아워일 텐데, 지하철 승강장도 객차도 승객이 적어 매우 한산하다. 열차에 승차해서 10분 후 공항행 노선으로 환승한 다음 20분을 더 가니 금세 리스본 공항이다. 출발 3시간 가량 남은 시각인데, KLM .. 4월 17일 (월) : 알파마의 속삭임 그제에 이어 오늘 새벽에도 종아리에 경련이 일었다. 평소에 종아리 경련이 거의 없고, 요 며칠동안 많이 걷지도 피곤하지도 않은데 알 수 없는 일이다, 깬 김에 앱으로 KLM 온라인체크인-지정 좌석이라 안해도 되건만-을 하는 중 별안간 앱이 멈춰버린다.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 남편 노트북으로 시도해서 무리 없이 체크인을 완료한 후 다시 잠시 눈을 붙였다. 이른 아침, 골목은 이미 여행객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하다. 9시 넘어 비빔밥과 미역국을 챙기고, 골목에서 울리는 활기 따라 알파마 탐험에 나선다. 알파마 돌아다니기 딱 좋은 날이다. 알파마 계단을 올라가는 중 우연히 발견한 무료 엘리베이터, 단번에 산타루치아 전망대까지 데려다 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오전의 전망대는 이미 인산인해, 테주강은 물론 대서양까지 .. 4월 16일 (일) : 파두 그리고 테주 아침마다 비둘기 한 마리가 앞집 지붕에서 내내 구슬프게 운다. 자식이 아픈가, 가족이 어디론가 떠났나, 아님 휘청이는 나라를 걱정하는 울음인가. 리스본을 떠날 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기에 냉장고의 식재료들을 열심히 먹어줘야 한다. 계란새우볶음, 상추쌈에 볶음김치와 북어국까지 식탁에 올리니 서울에서보다 더 맛있는 아침식사가 차려졌다. 포르투 숙소와 똑같은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커피머신에 사흘 전 콘티넨테에서 구입한 스타벅스캡슐을 넣어 커피를 내리고 어제 동네 빵집에서 포장해 온 토르테까지 먹고나니 외출 준비 완료다. 오늘도 구름 없이 푸른 날. 오전 10시 전후로 동네 성당 종소리가 여러 차례 규칙 없이 울린다. 간격이 일정한 것도 아니고 참 신기하다. 10시 40분, 숙소를 나와 알파마 초입 건너편에 있는.. 4월 15일 (토) : 리스본 거리에는 어디선가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갑작스레 잠에서 깬 시각은 새벽 4시. 나처럼 어제 저녁을 안 먹고 잤는지, 첫 새벽부터 한 남자가 컵라면을 뜯고 있다. 더이상 잠들지 못하고 계속 뒤척이다보니 밖은 조금씩 어둠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하늘은 그 많던 구름을 그새 어디론가 보내버렸다. 우리의 유럽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대구조림-바칼라우 아님-을 만들어 아침식사를 한 후, 숙소를 나선다. 필수적인 몇 마디만 주고받았을 뿐, 우리 영혼의 기상 상태는 여전히 최악이다. 군데군데 남아있던 구름은 남김없이 사라져 하늘은 코발트블루가 되었다. 알파마에서 코메르시우 광장으로 가는 길이 참 예쁘다. 캐리어가 없으니 거친 돌바닥조차도 멋지다. 코메르시우 광장 북쪽의 개선문을 통과하면 아우구스타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아.. 4월 14일 (금) : 세상의 끝, 카보다호카 밤도 아니고 새벽도 아닌 자정 넘은 시각. 골목에서 시끄러운 바퀴 소음이 계속 들려서 여행객이 끄는 캐리어 바퀴 소리인가 하며 거실 창 밖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니 도시의 청소부들이 골목길 쓰레기통을 끌어 쓰레기를 비우는 소리다. 알파마의 돌바닥 소음은 상상을 초월해 어마어마하다. 새벽 1시반 잠이 들고 오전 7시에 눈을 떴다. 거실 밖 앞집 지붕 위엔 어제 아침처럼 지붕 끝 자리에 앉아 비둘기가 구슬프게 울어댄다. 상추와 버섯 호박볶음 그리고 볶음김치와 계란프라이를 올린 비빔밥이 아침식사 메뉴, 오늘 아침도 푸르게 맑다 오늘은 리스본 근교 여행을 하는 날, 다른 날보다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지하철역 승강장에 엄청난 수의 리스본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오전 9시가 다 된 시각인데, 늦게 출근하는 ..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