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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6 두브로브닉·프라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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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 : 또, 프라하의 연인 2016년 여름 항공권을 예약할 때, 처음 계획했던 일정은 '베니스, 잘츠부르크, 빈'이었다. 그러다가 베니스의 고온다습은 견디기 힘들 거라 예상하며 베니스 대신 두브로브니크-여기도 아주 덥다-로 변경했고, 오랜만에 프라하엘 가고 싶다는 남편 의견에 따라 최종 코스는 '두브로브니크, 프라하, 빈'으로 바뀌었다. 프라하에서 우리가 찾은 흔적은 10년 전에 우리가 뿌려놓은 추억도 있었지만,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속 기억도 함께였다. 프라하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1회와 2회는 여러 번 시청했기에 가는 곳마다 드라마 속 장면이 저절로 떠올랐다. 윤재희와 최상현이 처음 만난 구시가 광장 초입, 카를교에서 재희를 따라가며 던진 상현의 대사, 숨어버린 연인을 찾아 프라하의 구석구석을 함께 찾아다니는 재희와 상현,..
기억 1 : 최고의 지상 낙원 3박으론 한없이 부족했던 지상 낙원. 뜨거운 7월의 햇살도 두브로브니크에 대한 탐닉을 사그러뜨리진 못했다. 어느 봄날에 다시 찾아 1주일쯤 널브러져 한없이 바라보고 싶은 곳, 우리가 꼽은 최고의 여행지다.
8. 7 (일) : 귀로 떠나는 아침, 어제 약간의 과음을 한 남편의 정신은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남은 식재료를 털어 아침식사를 하고 또 간식을 챙긴 후, 8시 즈음 숙소를 나선다. U1로 슈베덴플라츠에 다다르니 대기 중인 공항버스. 선선하고 화창한 아침이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출발한 공항버스는 20여분 후 공항에 우릴 내려놓는다. 빈에서 헬싱키까지는 핀에어가 아닌 에어베를린-코드쉐어-이다. 에어베를린이 건네주는 주스를 마시고는 정신줄을 놓아버리고 뒷좌석의 조잘거리는 독일어는 떠나는 아쉬움을 더한다. 헬싱키 공항, 서울 가는 많은 한국인들을 마주했다. 오랜 난기류는 거대한 항공기를 흔들고 여행의 아쉬움도, 맛없는 기내식도, 의도 불명의 영화도 육신의 고단함을 이겨내지 못한다. 8월 8일 월요일, 착륙은 일렀지만, 입국..
8. 6 (토) 후 : 내가 아는 프라터 그린칭을 출발한 38번 트램 안에서 우연히 프라터 가는 5번 트램을 발견한 우린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정류장 주변이 공사 중이라 5번 트램-38 트램과 승하차 정류장이 다름-은 정류장에 무정차 통과란다. 다시 38번 트램을 타고 이전 정류장으로 가서 5번 트램을 타는 수밖에. 사실 원래 프라터까진, 38번 트램으로 가까운 지하철 역까지 움직인 후 U1로 이동하려 했었다. 트램에, 트램을 갈아타고 프라터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2시반이다. 점심식사 때를 살짝 비껴간 시각이기에 프라터에 있는 야외식당 '슈바이처하우스'가 꽉차 붐빌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런데, 완전 만원이다. 슈바이처하우스는 여행객보다 빈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아차, 오늘이 토요일인 걸 간과했던 것이..
8. 6 (토) 전 : 칼렌베르크에서 새벽 5시반, 휴대폰에 핀에어앱을 깔고 웹체크인을 했다. 헬싱키-비엔나 구간은 좌석이 넉넉했지만, 헬싱키-서울 구간은 남은 좌석이 거의 없었다. 통로쪽 기준으로 나란히 붙어있는 좌석은 하나도 없었기에 우린 통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같은 열의 두 좌석을 선택했다. 핀에어는 탑승 36시간 전부터 웹체크인과 무료 좌석지정이 가능한데, 빈 좌석이 거의 없다니 다들 대단히 부지런하다 해야할지, 아니면 좌석 지정 비용을 지불하고 미리미리 좌석 지정을 한 것인지. 원래 예약했던 이코노미 컴포트석 21열은 기종 변경으로 인한 좌석 변경 때문에 이미 취소할 수밖에 없었기에 더 아쉬운 상황. http://blog.daum.net/stelala/15920077 어젯밤 갑작스레 감기 기운을 호소했던 남편의 아침 컨디션은 나빠..
8. 5 (금) 후 : 가장 오래된 거리 트램을 타고 다시 돌아온 Oper 역. 오페라하우스 맞은편 쪽에 위치한 고서점 '부르크페어락 Burgverlag'은 점심시간이다. 그럼 우리도 점심시간 하자구. 빈에 살 때 자주 가던 그라벤거리의 레스토랑엘 갈까하다가 한적한 뒷골목으로 가서 한 야외레스토랑에 앉았다. 평일 점심이라 가볍게 '오늘의 점심 메뉴'를 주문했다. 원래 생선 메뉴만 있었는데, 하나는 슈니첼로 바꿔줄 수 있냐했더니 서빙하던 어린 알바생이 안으로 가 물어보고는 OK한다. 산뜻한 분위기와 적절한 양과 적당한 맛을 즐긴 결과는 물 포함 2인분에 팁 포함 24유로. 아주 착한 가격이다. 케른트너 거리로 가는 길, 또 구걸하는 이가 있다. 오늘 1구에서만 구걸하는 사람을 10명도 넘게 봤는데, 10여년 전과는 정말 다른 아니 작년과도 또 다..
8. 5 (금) 전 : 가장 위대한 음악가 오늘도 맑고 푸른 아침이다. 단기여행 온 것이 아닌, 빈에 한두 달쯤 머무는 장기여행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이 소망은 몇 년(?) 뒤 은퇴한 다음에 꼭 이루기로 하고, 식사 후 아침 마트 쇼핑에 나선다. 9시반, 그제 갔던 PENNY 말고 유로스파 쪽에 있는 PENNY로 출동한다. 오스트리아 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PENNY는 메이저슈퍼마켓인 SPAR와 저렴이마트인 HOFER의 중간쯤 되는, 두 마트의 장점을 섞어놓은 마켓이다. 진짜 좋은 상품과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상품이 골고루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즐거운 PENNY, 필요한 것들을 재빨리 구입한 우리는 숙소에 물건들을 옮겨놓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오전 일정은 중앙묘지다. 빈에 살 때 수없이 들렀던 곳이라 우리..
8. 4 (목) 후 : 도나우젠트룸의 추억 1시 반, 휴식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다시 숙소로 들어왔다. 숙소는 빈 2구에 위치해 있어서 오페라하우스, 국회의사당, 시청사, 슈테판성당, 왕궁, 미술사박물관, 알베르티나 미술관 등이 몰려있는 구시가는 물론 도나우강이 있는 22구로 이동하기도 아주 편리하다. 물론 3구의 벨베데레, 11구 중앙묘지, 13구의 쉔브룬과 19구의 빈숲으로 움직이기도 매우 좋다. 2구는 빈의 최중심인 1구 바로 동쪽에 인접한 지역으로, 1구를 둘러싸고 있는 4,5,6,7,8,9구에 비해 3구와 함께 면적이 넓다. 숙소의 빵빵한 와이파이로 한국에서 벌어지는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하고 또 낮 맥주도 마셔주고 잠시 낮잠도 자면서 맘껏 최선을 다해 쉰다. 조금 더운 날이지만 습도가 낮고 또 숙소엔 키큰 선풍기가 있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