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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2 빈

9월 25일 (일) : 마지막 산책

숙소 근처 트램정류장 : 중고품판매샵

서울 출발 전날은 설레기 그지없는데 빈을 떠나기 전날은 아쉽기 그지없다.

2009년 귀국 이후 2022년까지 빈에 7번-남편은 4번- 왔으니, 빈 떠나는 걸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곧 또 빈에 올 게 뻔한데도 말이다.

마지막 남은 신라면에 쫀쫀한 수제비 반죽을 넣은 아침식사를 마친 뒤 1차 냉장고 정리를 했다.

늘 그랬듯 건물 0층 쓰레기장에 일반쓰레기와 폐지를 버리고, 거리의 재활용품 배출 장소에 플라스틱과 캔을 넣었다.

 

슈베덴플라츠 근처 도나우운하

9월의 흔한 흐린 날.

일요일의 트램은  우릴 1구 Schwedenplatz에 내려놓았다.

여객선 선착장이 있는 도나우 운하 주변은 링슈트라쎄와는 달리 현대식 고층건물들이 많다.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도시니, 올드타운에서 멀어질수록 새 집과 높은 건물이 많아지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슈베덴플라츠 근처 도나우운하

도나우 운하를 따라서는 다양한 그라피티가 그려져 있다.

그라피티들은 그로테스크하거나 몽환적인 것이 많은데, 천천히 운하를 거닐며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운하를 따라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Regensburger Hof
고서점

슈베덴플라츠로부터 슈테판 쪽 구시가 좁은 거리로 들어왔다. 그저 길이 있으니 길 따라 걸을 뿐. 

시선을 사로잡은 작은 광장과 그 주변은 Lugeck 지역이라고 한다.

중세 후기 Lugeck은 상거래 중심지였고, Regensburger Hof는 상인들이 머물고 거래하던 주요 장소였다.

 

100년 된 Kaffee Alt Wien 그리고 PAREMI Boulangerie
1875년 개점한 Cafe Diglas
모차르트 박물관

넓고 알려진 거리도 좋지만 그 거리에 엮인 좁은 길들이 더 아기자기하고 어여쁘다.

프랑스식 제과점과 유서 깊은 카페를 지나고 모차르트가 살았던 박물관 앞을 걸어도 아우성은 들리지 않는다.

평온한 길엔 미소 어린 얼굴과 나긋한 발자국 소리만 있을 뿐이다.

 

Stubentor
Stubentor
MAK 응용미술박물관

걷다보니 링슈트라쎄 자리에 있던 성벽-19세기 중반에 철거- 중 일부가 보존되어 있는 Stubentor까지 왔다.

오, 이 지하철역엔 와 봤지만 성벽 모형과 성벽이 남아있는 모습은 처음 본다.

Stubentor역 대로엔 아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했던 응용미술박물관 MAK이 있어 참 반갑다.

 

Ottakringer 양조장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Ottakringer 양조장이 있다.

우리 숙소가 16구 Ottakring에 있으니 숙소에서 이 양조장이 가까운 건 당연지사.

남편은 오스트리아 맥주 중 Ottakringer를 제일 좋아하기에 양조장에 가볼까 하다가 다음을 기약했다.

항공기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는 폐지됐으나 입국 후 검사는 남아있으니 여행 내내 그랬듯 주의해야 하니까.

 

동네 카페 L.Heiner : 구시가 캐른트너에도 있음.

한국 입국에 필요한 Q코드를 작성하고 공항 가는 S-bahn 노선과 시간을 확인했다.

내일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야 하니 짐도 미리 다 싸두어야 하는데, 남편이 주유소샵에 간다길래 나도 따라나섰다.

나온 김에 동네 산책, 구시가 캐른트너 거리에도 있는 동네 카페 L.Heiner 분위기가 아늑하다.

 

빈으로 올 때만큼이나 많은 짐들을 캐리어에 넣어 챙겼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먹을 빵과 음료, 사과만 남기고 냉장고 정리를 마쳤다.

이젠 정말 이곳을 떠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