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 일요일엔 비엔나시에서 운영하는 빈 뮤지엄의 입장이 대부분 무료다.
https://www.wienmuseum.at/locations
https://www.wienmuseum.at/visitor_information
우리가 9월 첫 일요일에 선택한 가장 중요한 빈 뮤지엄은 Hermesvilla이다.
Hietzing역에서 56B버스를 타고 20여분 후 Lainzer Tor에 내리면 Lainzer Tiergarten 앞에 다다른다.
라인처 티어가르텐은 24km²(약 726만평)가 넘는 광활한 지역으로, 합스부르크 황실의 사냥터였다.
현재는 라인처 티어가르텐-동물원이란 뜻-은 야생동물보호지역이며, 이곳의 한편에 헤르메스빌라가 자리잡고 있다.
휴일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라인처 티어가르텐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 우리를 반겨주는 풀밭과 신록 그리고 그 위를 뛰어노는 사슴들.
예쁜 여자아이 둘이 한참동안 사슴을 바라보는 모습이 그림처럼 평화롭다.
한쪽에 자리한, 나무로 만든 놀이터에선 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빠들의 몸짓이 즐겁게 분주하다.
원래 목적지는 헤르메스빌라였으나 라인처티어가르텐을 걷다보니 이곳이 아주 좋아졌다.
빈 중심에서 멀어서 단기 여행자들에겐 시간적으로 불리한 점이 있으나 빈에서 4-5박 머문다면 방문할 가치가 충분하다.
천천히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상쾌해지고 힐링되는 곳이다.
흐린 날, 헤르메스빌라 본채보다 운치 있는 정원을 먼저 만났다.
헤르메스빌라는 프란츠 요제프 황제(1830~1916/재위1848~1916)가 황비 엘리자베트(1837~1898)-애칭 씨씨-의 위해 마련했고
씨씨 Sisi는 이곳을 '꿈의 궁전'이라 불렀다.
씨씨는 자유분방한 성향이었고 옥죄는 빈의 궁중 법도에서 벗어나 유럽 곳곳을 방랑하였다.
프란츠 요제프 황제는 이러한 씨씨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이 궁전을 지었으나 이곳에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고 한다.
헤르메스빌라는 Ringstrasse를 만든 건축가이자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를 설계한 칼 하제나우어가 5년 이상 걸려 지었다.
첫 일요일이라 입장료 없이 목재 계단을 올랐다.
전시실 벽면엔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그린 그림이 가득했다.
반인반마 케이론, 테베의 스핑크스, 아탈란타와 멜라니온, 시지프스의 돌,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등 엄청난 신화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침실 벽면은 세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모티프로 해서 한스 마카르트가 디자인한 것이다.
헤르메르빌라 내부는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으나 침실은 몽환적이면서도 어수선하고 우울하게 느껴졌다.
헤르메스빌라의 명칭은 건물 앞 헤르메스 조각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우린 헤르메스빌라 1층 야외 카페에서 멜랑쉬 한 잔 마셨는데, 맛은 평범했으나 정취는 최고였다.
Hermesvilla 내부도 참 좋았다.
Hermesvilla 정원과 주변은 더 좋았고 Lainzer Tiergarten은 단연 최고였다.
또 보자, Lainzer Tierga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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