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공원의 파크링에서 트램 2번을 타고 캐른트너링에서 하차하면 오페라하우스 옆에 캐른트너 거리가 있다.
이 거리는 서울 명동에 비견할만한 곳으로, 명품샵을 비롯하여 각종 상점들이 즐비한 곳이다.
슈테플백화점에도 살짝 들렀다가 캐른트너 거리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가장 오래된 빈 거리이자 우리들만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곳.
캐른트너 거리는 고딕양식의 거대한 슈테판 성당과 만나고 슈테판은 다시 그라벤 거리로 이어진다.
빈 시민도, 여행객도 밝은 시선으로 가장 오래된 빈 거리를 즐긴다.
내가 좋아하는 독일커피 브랜드인 치보 매장이 있는 그라벤 거리의 끝엔 오스트리아커피 브랜드인 율리우스마이늘이 있다.
율리우스마이늘을 눈 앞에 두고 왼편의 길을 택하면 그곳은 콜마크트 거리다.
콜마크트 거리는 온통 명품샵들이 가득하다.
그 상점들 사이로 오래된 서점 마인츠가 있고 또 오래된 커피와 케이크 가게인 데멜이 있다.
마인츠도, 데멜도 내부 구경은 해본 적이 없고 이번 역시 그다지 내부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그저 거리를 보고 눈에 보이는 걸 보며, 또 거리를 느낄 뿐이다. 생각도 욕심도 없이 그저 즐길 뿐이다.
구왕궁 미하엘문 앞편엔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이 그대로 펼쳐져 있다.
열 번도 더 본 유적보다 내 눈에 먼저 들어온 건 그 앞을 지나는 우리 똘이장군을 닮은 귀여운 두 녀석이다.
하늘은 말이 필요없이 파랗고 하늘을 채색한 흰구름의 문양이 참으로 곱다.
왕궁 앞을 거닐고 있자니 나를 향해 '안냐세요'를 말하며 한 남자가 콘서트티켓을 내민다.
티켓을 외면하며 걷는 내 앞에 스위스문과 빈소년합창단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왕궁 성당이 나타난다.
캐른트너, 그라벤, 콜마크트, 걷기만 해도 가만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이름이다.
신왕궁 앞까지 걸어 트램을 타고 숙소로 돌아오며 떠오른 생각, 빈 구시가는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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