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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20 베네치아·피렌체·로마

1. 20 (월) 후 : 바티칸 투어

 

바티칸 박물관 입구 :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오후,  젊은 가이드는 바티칸투어를 위해 집합 장소로 온 여행객을 이끌고 카페로 향했다. 

자신을 H가이드라 소개한 그녀는 카페에서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에 관해 사진과 화면을 보여주며 1시간 가량 길고

상세한 설명을 했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대화나 소음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장소니까.

 

바티칸 박물관 앞에서 로컬가이드-한국인인 그녀는 이탈리아 공인가이드가 아닐 수도 있음-를 조우했고 박물관에 입장한 후엔

우노트래블의 수신기를 바티칸 수신기로 교체했다.

바티칸 내부에서는 바티칸 박물관 측에서 유료로 제공하는 수신기만 사용할 수 있다.

 

조토의 '삼면화'

16세기 초부터 시작된 바티칸 박물관은 방대한 예술품들을 소장하고 있지만 시간 관계상 그리고 투어 특성상 많은 작품을

볼 수는 없다. 대신 주요 작품에 대해선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진다.

2008년 12월에 이어 두번째 바티칸 박물관 입장이다.

http://blog.daum.net/stelala/15919871 

투어의 시작은 12세기 작품인 '최후의 심판'과 원근법으로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린 조토의 '삼면화'부터다.

 

프레스코화들
'성 예로니모'(히에로니무스)
라파엘로의 '폴리뇨의 성모'와 '변용'

15세기 로마 교회 제단의 둥근 천장을 장식했던 프레스코화는 바티칸박물관전 때 우리나라를 찾은 작품이란다.

히브리 성서를 라틴어로 옮긴 성 예로니모-히에로니무스- 는 사막의 은둔자로, 그가 사자의 발에 박힌 가시를 빼 주자

사자가 성 예로니모곁에 머물렀고, 그래서 그림 속 사자는 예로니모의 상징이라고 한다.

라파엘로의 '변용'은 예수가 베드로, 요한, 야고보와 산에서 기도를 하던 중 예언자인 모세 등이 빛을 내며 변모하는 복음서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라파엘로는 변용의 순간만이 아닌 그 이후를 상단은 신의 영역을, 하단은 인간을 표현했다.

 

라오콘 상
토르소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과 영웅이 즐비한 전시실엔 트로이의 신관 라오콘과 그 아들들이 고통으로 몸부림치고 있고,

영웅 헤라클레스는 사자 가죽과 방망이를 든 채 관람객을 여유로이 지켜보고 있다.

몸통만으로 된 조각 '토르소'는 인간의 것보다 더 생생한 근육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지도 갤러리

긴 지도 갤러리에 이르자, 가이드의 말처럼 관람객들이 더욱 많아진다.

화려한 금빛 천장 아래 16세기에 제작된 이탈리아 지도가 좌우에 전시되어 있는데, 500년 전 제작된 지도임에도

실제 면적이나 형태와 85% 이상 일치하는 정확도를 보여준다고 한다.

 

서명의 방 : 라파엘로의 '파르나소스'
라파엘로의 '아테네학당'
라파엘로의 '성체논쟁'

라파엘로는 교황 율리우스 2세의 거처에 많은 벽화를 그렸으며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서명의 방'이다.

라파엘로가 벽화를 그린 다른 방도 그렇지만 '서명의 방'은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관람객이 정말 많다.

'서명의 방'이라는 명칭은 율리우스 2세가 이곳을 개인 서재로 사용하다가 이후 중요한 문서를 읽고 서명을 하는 곳으로

변경하게 되어 명명했다고 한다.

라파엘로는 율리우스 2세가 가진 장서의 네 분류인 철학, 신학, 문학, 법학을 주제로 삼아 네 개의 벽면에 '아테네학당, 성체논쟁,

파르나소스, 정의를 그렸고 그 내용과 연결되는 4개의 원형 그림을 천장에 그렸다.

 

바티칸 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시스티나 성당 앞.

가이드가 앞서 미리 말했던 주의사항을 한번 더 강조한다.

정숙, 절대 촬영 금지-어길시 퇴장조치-, 관람 후 만날 시간과 장소를 확인한 후 우린 시스티나로 입장했다.

 

1481년에 완공된 성당의 측면 벽화는 페루지노와 보티첼리가, 천장화와 정면 제단화는 미켈란젤로가 그렸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는 1508년부터 1512년까지 제작했지만 제작이 중지된 14개월을 제외하면 실제론 3년 만에 완성되었다.

이 짧은 기간동안 미켈란젤로는 거의 혼자서 가로 14m, 세로 41m의 프레스코화를 완벽히 그려냈다.

1535년에 시작해서 1541년에 완성된 정면 제단화 '최후의 심판'에는 역동적인 모습의 391명을 담았다.

 

20m 높이의 시스티나 성당엔 고요하고 엄숙한 탄성만이 들린다.

2008년과 달라진 점이라면 벽면에 긴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편히 천장화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산피에트로 광장
산피에트로 성당

단체투어객에게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산피에트로 성당으로 바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박물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산피에트로 입구에서 줄 설 필요도 없이, 바로 이어지는 길은 단체에만 주어지는 특권(?)인데

이곳을 지나기 위해서는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한적한 아침에 이어 북적이는 산피에트로 성당 내부를

한번 더 둘러본다.

 

투어를 마치고 산피에트로 기념품샵에 들른 후, 올드브릿지표 젤라또를 먹으며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Coop이 준 고기와 와인과 맥주로 여행의 마지막 밤을 천천히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