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것으로
서정윤
사랑한다는 것으로
새의 날개를 꺾어
너의 곁에 두려 하지 말고
가슴에 작은 보금자리를 만들어
종일 지친 날개를
쉬고 다시 날아갈
힘을 줄 수 있어야 하리라
.
.
.
사랑은 이기적이어도 아니 되고,
근시안적이어도 아니 되고,
상대의 지나친 헌신을 묵과해서도 아니 되고.
힘겨워서
슬쩍 덤 얹어 넘겨주고 싶기만 한 사랑.
비엔나의 로또 광고입니다.
울 작은밥돌의 첫 반응, '말도 안 돼'였죠.
제빵사가 빵 좀 검게 만든들 어때요.
매번 태우는 것도 아닐 텐데,
저렇게 땅 속으로 꺼질 듯한 표정을 하다니.
로또의 행운을 잡았다고
세상을 다 잡은 듯한 보얀 얼굴도
마음을 진동시키지는 않습니다.
검게 탄 크루아상보다 고가의 보석이
더 아름답게 여겨지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하루쯤, 아니 이삼일쯤은
뜻하지 않는 행운이 뛰어와
가슴에 가벼이 인사를 해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저 사소한 행운이 그리운 날입니다.
사랑은,
행운을 타고 오는 건 아니겠지요.
인연이고 노력이며 의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