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 수 없이 청명한 가을의 주말~
마음으론 멀리 쏘다니고 싶은데, 바쁜 큰밥돌 일과에 맞추려니 몇 시간도 감지덕지다.
비엔나 1구 칼스교회 광장에서 열리는 버디베어 전시회를
마지막날 오후에야 찾아보는 이 게으름의 극치.
입구엔 전시 안내 입간판 둘이 어여쁘게 나란히 서 있다.
9월 1일에 개장했으니 한 달이 넘었네~
2002년 베를린에서 시작된 버디베어 전시회는
유엔 회원국 124개국 124명의 예술가들이 조국의 혼을 담아 제작한 곰 조형물을 전시하여
세계 극빈 지역 어린이를 돕기 위한 기금 조성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홍콩, 이스탄불, 동경, 시드니 등에서도 전시를 했으며
서울에선 2005년 올림픽공원에서 버디베어 전시회가 개최되었다고 한다.
전시장 입구의 대표 곰돌이가 들고 있는 건 역시 사랑, 인류애.
광장 앞 연못가에, 같은 형상이지만 다른 개성과 빛깔을 지닌 버디베어들이 정연하게 서 있다.
그런데, 왠지 손들고 벌 서는 느낌인 건.
중국 곰, 칠레 곰, 루마니아 곰.
그리고 일본 곰, 이탈리아 곰도 보이고...
푸른 에게 해 분위기 제대로 나는 그리스 곰과 아프리카 추장 차림의 가나 곰.
폴란드 곰부터 알록달록 곰돌이들의 잔치~
가슴에 아라비안나이트를 품은 이라크 곰,
비너스와 에펠탑의 화려함을 과시하는 프랑스 곰~
의리 넘치는 친구처럼 함께 벌 서고 있는 우리나라 곰과 북한 곰이다.
앞태 못지 않게 뒤태도 멋지고~
작은밥돌이 외친, 주몽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도 우리나라 금빛 곰의 등에 그대로 살아있다.
모든 곰돌이들이 환웅와 웅녀처럼 다가오는 기분 좋은 착각,
꽃들 덕에 봄인지 가을인지 계절마저 흐릿흐릿한 날.
'탐사('04~08) > 오스트리아 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사 박물관에서 (0) | 2007.02.24 |
---|---|
겨울, 상트 길겐 (0) | 2007.01.24 |
샤프베르크에서 (0) | 2006.09.29 |
여름밤의 꿈, 필름 페스티벌 (0) | 2006.08.28 |
몬트제 스치기 (0) | 200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