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 머물렀던 3년 10개월,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적응하기 힘들었던 첫 해,
어디에도 마음 붙이기 힘겨웠고
특히 4시면 찾아오는 겨울 어둠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세상의 즐거움을 깨닫기까진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오스트리아를 쏘다니고 옆 나라들을 뛰어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맞잡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은 이 나라 사람들의 텃새를 겪기도 했고
또 이곳 한국인들의 이중성과 오만함에
답답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유럽이라는 세상과
오스트리아라는 나라가 준 크나큰 선물은
이 모두를 덮을 수 있었습니다.
여름날의 푸르른 하늘,
쉔브룬 글로리에테에서 마신 아인슈페너,
필름페스티벌에서 지은 친구와의 추억,
볼프강 호수를 바라보던 눈부신 표정들.
수많은 기억들과 추억들을
마음의 기념관에 소중히 간직한 채
이제 오스트리아를 떠나 곧 서울로 향합니다.
세상 소망 모두 모아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