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 개관한 새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는 날,
경복궁 근처에 박물관이 있던 시절엔
겨울이면 한번씩 찾아가곤 했었는데,
현대적인 새 박물관은 건물도, 위치도 아주 낯설다.
오후엔 어린이날기념 그림그리기대회까지 열린다니
꽤나 복잡하리란 예상을 하고
작은밥돌과 단 둘이 박물관 계단을 오른다.
박물관 입구엔 그림그리기대회 접수데스크도 보이고
한쪽엔 '이집트 문명전'에 입장하려는 긴 행렬도 눈에 띈다.
우리 것을 알자는 의도로
작은밥돌을 데리고 박물관 관람을 시도했는데,
고고관, 미술관, 아시아관 등 전시실을 둘러보는 내내
녀석은 흥미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유럽 박물관에 익숙해진 탓인지
그리스 로마 신화가 없는 우리 박물관엔
제대로 눈길을 주지 않는다.
중국 천지창조 신화 속에 등장하는
'복희와 여와'의 모사본엔 내 눈만 반짝반짝.
작은밥돌 못지 않게 나도 아쉬운 하루.
현대적인 입김으로 포장해놓은 지금 박물관보다
가끔씩 혼자 거닐던 그 옛날의 박물관이 그리운 건
(물론 그 건물은 없애야 마땅함..)
그 시절의 추억과 풋풋함이 그리운 것일까.
< 2009. 5. 4. 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