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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3 오사카

떠나기 전 : 이제는

 # 정말 떠나고 싶었다

 

정말 떠나고 싶었다. 아주 길게, 아주 멀리, 아주 오래오래~

현실이란 녀석과 타협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렇게 무책임한 행위를 할 순 없었기에 아주 짧게, 아주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했다.

막연히 기웃거리다 내 눈에 딱 걸린 피치항공!

작년 봄부터 우리나라에 취항한 일본 저가항공사로,

우리나라에선 오사카로만 운항하고 있다.

 

 피치항공은 최저의 운임을 제공하는 대신 예약시 카드 결제 수수료 지불해야 하고,

좌석 지정이나 수하물 위탁에도 별도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게다가 특가로 나온 항공요금은 세금조차 환불되지 않는다.

그러니, 무조건 가야 하는 것이다.

 

사실 오사카엔 2년 전 겨울에 가려 했었다.

그때 일본여행 카페에 가입도 하고 가이드북도 샀었는데,

여러 이유로 여행이 무산된 후엔 모조리 다 던져버렸었다.

 

호텔을 예약하고, 이미 가지고 있던 가이드북 외에 또 다른 가이드북을 주문했고

배낭여행전문으로 알려진 여행사를 통해선 필요한 교통패스를 구매했다.

일본여행 카페에 재가입하여 정보를 챙기며 여러 자료들을 메모하고 인쇄하여

우리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출발 전날엔 하향곡선을 긋고 있는 엔화로 환전을 했다.

 

이제 떠난다.

이번엔 셋이 아닌 둘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