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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삶과 사랑 사이

9월이 오면

 

 

< 쉔브룬 궁전 >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 안도현, '9월이 오면' 중 -

 

 

< 훈더트바써하우스와 잘츠부르크 >

 

저 여름날,

쉔브룬 정원에 떨어지던 빗방울도

훈더트바써 하우스의 때묻은 듯한 고운 색채도

잘츠 거리의 아리따운 하프 소리도

심장 막히던 프라하 하늘의 뜨거움도

9월에는 모두 풍성함으로 덮히겠지요.

 

< 프라하 >

 

 지나가,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은

이제 더 큰 따스함으로 기억하렵니다.

새로이 가꿀 풍요로운 가을로 안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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