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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8 뮌헨·잘츠부르크·빈

8. 6 (월) : 카페 사허 그리고 프라터

눈 뜨자마자 부스스한 얼굴로 BILLA에 들러 내일 아침까지 필요한 물과 맥주, 치즈소시지를 구입했다.

그리고 8시, 가장 중요한 일인 항공 온라인체크인을 위해 루프트한자 앱을 열었더니 아직 오픈 전이다.

그런데 2-3분 후 혹시나하고 수언니가 접속한 루프트한자 앱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래 웹체크인은 출발 23시간 전부터지만 늘 그랬듯 23시간도 훨씬 더 남은 시각임에도 웹체크인이 가능한 것이다.

우린 프랑크푸르트에서 인천까지 가는 712편의 44AC와 43DEF, 이렇게 맨 앞 최고의 5좌석을 확정했다.

 

카페 Sacher

어제보다는 훨씬 서늘해진 아침, 카페 Sacher에서 분위기 있고 우아하게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1832년 오픈한 카페 사허엔 황제가 즐겨 먹었다는 초코케이크인 사허토르테가 아주 유명하다.

이른 아침, 아마도 이날의 첫 손님이었던 우린 멜랑쉬와 사허토르테를 주문했다.

 

카페 첸트랄의 멜랑쉬엔 우유 거품만이 그 풍미를 더했는데, 카페 사허의 멜랑쉬는 우유 거품과 생크림이 그 맛을 돋운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커피 맛에 민감하지도 예리하지도 않은 터라 두 카페 모두의 커피 맛이 내겐 특별하진 않았다.

빈의 오래된 카페에선 커피 맛보다 그곳의 전통과 정취를 담뿍 느껴보는 게 묘미일 거다. 

 

알베르티나 미술관
알베르티나 미술관에서 본 정경

카페 사허와 오페라하우스 뒤편에 위치한 알베르티나 미술관에 오르면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근사한 정경이 펼쳐진다.

오래 전에 가 보았던 카페 모차르트도 정면에 자리하고, 오페라하우스가 보이는 알베르티나 난간은 영화 '비포선라이즈'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예전과는 다르게 경찰들이 활보(?)하는 캐른트너 거리

각종 상점들이 즐비한 캐른트너 거리에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이 될 로드샵 쇼핑에 나선다.

각자 취향이 다르니 자유로이 쇼핑을 한 후 정해진 시각에 약속된 장소에서 모이기로 했다.

난 2층까지 있는 클림트샵은 구경만 하고, 흔한 기념품점에서는 비엔나란 글자가 쓰인 머그를, Tschibo에선 지난 번에

다 사지 못한 원두 커피를 구입했다.

 

그린칭
칼렌베르크 전망

캐른트너에서 다시 모여 38번 트램을 타고 빈숲으로 간다.

빈숲의 그린칭은 그해 담근 백포도주로 유명한 호이리게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 오전이라 문을 연 곳은 별로 없다.

다시 그린칭에서 38A 버스를 타고 도착한 빈숲의 칼렌베르크에서는 빈 시내를 가득 조망할 수 있다. 

칼렌베르크 야외카페에서 포도밭과 빈을 조망하며 시원한 맥주를 마실까도 했지만, 그보다는 프라터에서 식사와 맥주를

한번에 해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프라터 공원

칼렌베르크에서 38A 버스로 U4 하일리겐슈타트역에 도착했으나 이 역엔 지하철 운행 중지-아까 안내문을 본 듯-란다.

쿤스트하우스빈 트램도 그렇고 국회의사당 전면공사도 마찬가지고, 전과 다르게 여행 성수기에 유난히 공사가 잦은 빈이다.

다행히 하일리겐슈타트역에서 출발하는 5B 버스가 있으니 프라터공원까지는 갈아타는 불편함 없이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보다는 시간이야 더 걸리지만, 빈 시민들을 마주하며 차창 밖으로 여행지 아닌 빈을 만나는 언니들의 낯이 밝다.

 

슈바이처하우스

프라터 공원 입구에서 오스트리아 족발 슈텔체로 유명한 '슈바이처하우스'까진 꽤 걸어야 했다.

예전엔 가까웠던 것 같은데, 식사 때가 지나니 마음이 급해서 그렇게 느껴졌나.

학센과는 조금 다른 슈텔체를 그 이름도 멋진 슈바이처하우스에서 부드바이저 맥주와 함께 즐긴다.

 

숙소 근처 HOFER는 이번 여행 최고의 쇼핑 장소가 되었다.

어느 덧 뿌듯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