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알리는 알람에 눈을 떴다.
에어컨 기온을 낮추려고 밤새 두어 번 몸을 일으켰으니 아주 가벼운 아침은 아니다.
우리가 머무는 복층아파트의 2층은 전체 건물 중 맨꼭대기인데, 낮동안의 열기가 완전히 식진 않은 건지 아니면 빈에도
드디어 열대야라는 불청객이 나타난 건지, 밤에도 서늘한 기운을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SPAR보다 숙소에서 훨씬 가까운 BILLA엘 들른 후 10시, 길을 나선다.
빈의 가장 유명한 카페인 '첸트랄'은 1868년에 오픈하였다.
10시 30분에 예약-남편 찬스-되어 있기에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한 카페 내부에 오래된 아저씨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이 밀랍인형은 잠자는 시간 빼고는 모든 시간을 카페 첸트랄에서 보냈다고 하는 작가 알텐베르크라고 한다.
첸트랄은 20세기 초, 예술가와 학자들의 토론 장소로 유명했고 츠바이크, 프로이트도 이곳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고풍스러운 내부의 안쪽 정면엔 프란츠 요셉 황제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그림이 미술관처럼 전시되어 있다.
우린 안내해 주는 자리에 고풍스럽게 착석하여 빈 커피의 대명사인 멜랑쉬와 생크림 커피인 아인슈패너 그리고 초코토르테,
아펠슈트루델 등을 주문했다. 마음으로 또 눈으로 그다음엔 맛으로 또 웃음으로 커피와 케이크를 즐겨본다.
이곳에서 주어진 이 풍요로운 시간들을 마음껏 누리고 느끼고 즐긴다.
첸트랄 밖엔 사람들의 줄이 늘어서 있고 관광객을 실은 마차가 지나고 있다.
첸트랄에서 멀지 않은, 콜마르크트와 그라벤 거리가 만나는 곳의 율리우스마이늘 샵과 그라벤의 치보에 들러 커피원두를 구입한 후
숙소에서 낮의 뜨거움-빈 기온이 무려 33도-을 피해 보기로 했다.
휴식, 또 휴식.고온이 채 가시지 않은 오후 4시, 나슈막으로 움직여 본다.
가장 유명한 재래시장이라 해도 여름 더위엔 장사가 없나 보다. 내가 가 본 나슈막 중에 가장 한적했으니까.
햇볕은 뜨겁고 식당이나 카페 내부와 트램, 지하철엔 대부분 에어컨이 없으니 올해 같은 여름 폭염이 해마다 또 세계적으로 지속된다면
중서부유럽으로의 여름 여행은 이제 매력을 잃을 것 같다.
쿤스트하우스빈으로 향하는 트램은 공사 때문에 쿤스트하우스 앞으로 가지 않고 다른 곳에 우릴 내려놓았다.
쿤스트하우스와는 영영 이별할 수밖에 없었지만 훈더트바써하우스를 빼먹을 순 없다.
꼬인 타래를 풀 듯 어렵지 않게 영롱한 훈더트바써하우스를 찾았으니 열기 속에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도나우젠트룸엘 들러 간단한 쇼핑을 한 후 우리의 결단은 숙소 행이다.
숙소는 최고의 저녁 레스토랑이자 최적의 카페이고 최선의 펍이다.
'표류 > 2018 뮌헨·잘츠부르크·빈' 카테고리의 다른 글
8. 5 (일) : 글로리에테와 벨베데레 (0) | 2018.09.09 |
---|---|
8. 4 (토) : 미술사박물관과 빈 중앙묘지 (0) | 2018.09.08 |
8. 2 (목) :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0) | 2018.09.03 |
8. 1 (수) : 상트길겐 그리고 몬트제 (0) | 2018.09.03 |
7. 31 (화) : 헬브룬과 호엔잘츠부르크 (0) | 2018.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