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중인 오페라하우스에서 미술사박물관까지 가는 길에 왕궁 정원이 있고 그곳엔 모차르트가 산다.
모차르트 조각상과 높은음자리표 근처 나무그늘 아래서 아침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앉아 있었다.
뙤약볕 아래와는 달리 정말 시원하고 서늘했으니까.
미술사 박물관에 여러 번 입장했지만 한국어 오디오가이드-예전엔 없었음-를 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테세우스 조각상이 조망되는 2층 기둥 쪽엔 클림트 그림이 있는데, 그림을 근접해서 감상할 수 있게 단을 설치한 것도
역시 처음 보았다. 3년 전엔 없던 설치물이니까.
미술사 박물관엔 오래 머물지 못했다. 대충이라도 둘러보려면 하루는 족히 걸릴 터인데, 우리가 머문 건 두 시간 남짓.
그러다보니 보려고 했던 회화 전시실은 반의 반도 못 둘러본 상황. 아쉽지만-여러 번 왔으면서 왜 아쉽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미술사 박물관의 건너편은 무제움 크바르티어 즉 박물관지구다.
이곳엔 레오폴트 미술관을 비롯한 다양한 박물관은 물론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공간이 제공되고 있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까닭은 펼쳐진 공간을 유랑할 목적도 있지만 더 중요한 점심식사를 위해서다.
우리의 예리한 촉을 발휘하여 고른 야외 레스토랑은 합격점이었다.
조리 도구의 비주얼을 보고 선택한 곳에 유쾌한 서버가 건강한 음식을 들고 왔으니까.
깔끔하고 간단하면서도 싱싱한 식사는 맛있는 생맥주에겐 최고의 안주가 되기까지 했다.
점심식사 후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중저가마트인 HOFER엘 가보았다.
HOFER는 모든 제품이 저렴하고 그 중 과일, 채소, 유제품, 육류 등은 가격에 비해 품질이 아주 괜찮다.
간식거리로 빵과 요거트를 구입했는데, 모두 매우 맛있다.
5시에 나선 길, 트램 71번은 우리를 중앙묘지로 데려다 주었다.
오늘 비엔나 최고기온 35도, 에어컨 없는 트램은 정말로 더웠지만 바깥 구경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떨칠 순 없었나 보다.
중앙묘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음악가묘역으로, 묘역의 중심엔 베토벤과 모차르트(가묘)와 슈베르트가 있다.
슈베르트의 오른편엔 요한슈트라우스와 브람스까지 있으니 어디에 비해도 밀리지 않는 스타들이 다 모여있다.
그 앞에서 만난 한국 청년, 전역 후 한 달간 여행 중이란다.
다시 71번 트램으로 시청사 앞에 이르렀고 내 등엔 무수한 땀꽃들이 피어났다.
시청사 앞은 여느 여름에나 그러하듯 필름페스티벌 기간이라 먹거리들과 관람석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아직 어두워지기 전이라 상영 전이고 우린 잠시 그 분위기만 쐬고는 얼른 에어컨 빵빵한 숙소로 향했다.
포티브 성당을 지나고 잔디 펼쳐진 공원을 지나서 아파트로 돌아왔다.
우릴 기다리는 건 아까 구시가 SPAR에서 구입한 식재료들.
스테이크를 굽고 양송이와 양파, 마늘에 흰 소시지까지 곁들이니 최고의 저녁식사가 되었다.
향기로운 오스트리아 맥주-슈티글-까지 있으니 기쁨과 즐거움은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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