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항공기는 KLM네덜란드항공이다.
에어프랑스와 KLM이 합병하면서 둘은 같은 항공사나 마찬가지.
그리하여 출국 땐 에어프랑스로, 입국 땐 KLM으로 탑승했다.
빈에서 암스테르담, 암스테르담에서 서울까지 두 번 항공기를 타야 하는데,
탑승권 한 장에 두 번의 탑승 내역이 다 명기되어 있다. 오, 세련.
빈에서 암스테르담까지 첫 비행기 이동 후,
5시간반 가량의 대기 시간 중 암스테르담 구시가 구경에 나섰다가
KLM 라운지에 나혼자 먼저 입장-남편은 급한(?) 용무-했다.
매우 넓었으나 매우 사람이 많았고 음식도 다양했다.
자리를 잡으려는데 눈에 확 띈 국회의원 한ㅅㄱ와 기타 등등.
나중에 입장한 남편 왈,
젊은여자 국회의원 김모씨가 라운지 입구에서 백인직원에게
한국말로 '나 탑승권 잃어버렸는데' 하더란다. 기도 안 참.
KLM은 대부분의 외항사들처럼 퍼스트클래스는 운영하지 않는다.
300석 넘는 B747에서 비즈니스는 34석이고 그 중 20석은 2층에 있다.
77열에 앉은 우린 웰컴드링크로 오렌지주스와 물을 요청했다.
난 항공기에서 와인류를 마시면 두통이 온다.
2월 폴란드항공에서 스파클링와인 마시고 머리 아팠던 기억도 있기에 샴페인도 노.
남녀 다른 디자인의 파우치엔 로션, 립밤, 미니볼펜, 귀마개, 안대 등이 들어있다.
2층 비즈니스클래스는 2-2 배열이고 좌석수가 적어 기본적으론 조용하다.
우리의 휴식을 방해한 젊은 남자 하나, 중년 남자 하나가 있었지만 말이다.
가장 늦게 탑승한 20대 여자 둘과 젊은 남자는 나중에 알고보니
여자들은 걸그룹-블ㄹㅍㅋ-멤버, 짐칸에서 짐을 넣다빼길 십수차례하던 젊은 남잔 매니저였다.
우리 좌석 앞과 우리 옆좌석 앞에서 서서-영화보다가 깜놀. 무례한-
자신의 서류가방을 열었다닫았다하며 그 속을 한참 뒤적이고
옷걸이에 걸린 의상을 들고 오가던 무개념 중년남자는 기획사 간부인 듯.
하이네켄 맥주와 곁들인 견과류가 맛있다.
KLM 기내엔 한국인 승무원이 두 명 근무하는데, 우리에게 한국인 승무원이 배정되었다.
저녁식사 메뉴로 남편과 같은 생선 새우요리를 선택했다.
승무원이 에피타이저로 수프를 주었다가 주문이 잘못되었다며
남편이 주문한 쇠고기 카르파치오로 바꾸어주려 한다.
난 먼저 내주었던 수프를 주문했기에 그것으로 다시 달라 했는데
비트, 코코넛, 완두콩으로 만든 수프가 아주 맛있다.
생선 새우 요리도 나쁘지 않았다.
후식으론 치즈와 케이크 중 케이크 선택.
한국 영화 3편 중 '목격자' 앞부분만 본 다음 바로 잠이 들었고
기상해서는 컵라면과 함께 '목격자'를 마무리했다.
결말이 예상되고 사건 발생의 명분은 부족했던 영화.
비즈니스 치고 좁은 것 같다는 남편 말에 동의하며 확인해 본 결과,
키가 대단히 크지 않는 한 Pitch는 별 의미가 없으니 통과,
Width가 탑승해 본 비즈니스석 중 KLM이 가장 좁은 20인치다.
탑승해 본 기종 기준 핀에어 21인치, 대한항공 21.6인치, 폴란드항공 23인치.
아침식사로 남편은 스크램블에그, 난 카이저슈마른을 골랐다.
착륙 전 나눠 준 미니어처도 훌륭한 선물이고
좌석 폭은 살짝 좁았으나 전체적으로 무난했던 KL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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