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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9 뮌헨·인스브루크·빈

7. 20 (토) 전 : 뜨거움 속 뉘른베르크

숙소 앞에서 보이는 뮌헨 성모교회

새벽 2시 넘어 잠이 들었으나 계속 뒤척이다 6시 즈음 눈을 떴다. 아직은 덥지 않고 맑은 뮌헨의 이른 아침.

남편은 2006년 가을, 2010년 여름에 이어 세번째, 난 작년 여름까지 포함하여 네 번째 뮌헨 여행이다.

4년을 살았던 오스트리아의 도시와 마을들 및 빈에서 가까운 프라하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방문한 도시다.

 

Rewe에서 구입한 체리( 2.45유로)와 납작복숭아( 1.16유로)

덥지 않고 맑은 뮌헨의 아침, 로스만과 레베에 들러 필요한 영양제와 식품을 구입한 후 숙소로 돌아와 레베에서 산

체리와 납작복숭아를 먹었다. 가격도 착한 것이 얼마나 맛있는지.

9시 반, 뮌헨 중앙역. 티켓발권기에서 2인 바이에른티켓-32유로-를 구입하려고 50유로짜리 지폐를 넣었더니 이런이런, 

거스름돈이 몽땅 동전으로 나와준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10시 5분에 출발하는 RB 기차가 만석이다.

빈 자리를 겨우 찾아 대각선 방향으로 보이는 좌석에 서로 떨어져 앉았다.  

서서 가는 사람도 있으니, 같이 앉지 못했지만 좌석을 잡은 것도 또 객차가 시원한 것도 정말 다행이다.

 

Handwerkerhof

Ingolstadt에 오래 멈춰섰던 기차는 11시 50분, 뉘른베르크에 다다랐다.

클래식하게 인포메이션 먼저 들러주신 후 구시가로 향하는 초입에 만난 Handwerkerhof.

옛 수공예인들의 집과 거리를 재현해 놓은 공간이라고 하는데, 아기자기한 이곳에 식당과 샵들이 자리해 있다.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긴 해도 매우 더운 날이라 바람도 뜨겁다.

빈에 살던 때만 해도 아니, 5~6년전만 해도 중서부유럽은 한여름에도 이렇게 덥진 않았다.

그런 이유로 서울과는 달리 에어컨이 설치된 실내가 많지 않아서 어딜 가도 시원한 곳 찾기가 쉽지 않다.

 

Museumbrueke에서

뉘른베르크 중앙역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폭 좁은 강이 나타나고, 강에 걸린 Museumbrueke 위에선 소박하면서도 평화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곧이어 펼쳐지는 Hauptmarkt. 11~12월이면 그 유명한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켓이 열리는 곳인 듯하다.

암튼 Hauptmarkt라는 이름처럼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야 할 듯한데, 오늘 이 광장은 패션쇼 축제 중이다. 

 

Schoener Brunnen(왼쪽)
성모교회

시민들은 광장에 설치된 무대와 의자에서 신나게 축제를 즐기는 중이고, 우린 탁자와 의자를 피해 뉘른베르크의 랜드마크인

Schoener Brunnen과 성모교회를 끈기있게 찾아내는 중이다.

Schoener Brunnen을 둘러싼 울타리의 무언가에 손을 대고 애타게 문지르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

우린 그 대열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세상엔 빌어야 할 소원도 이뤄야 할 소망도 정말 많다.

 

Bratwursthaeusle bei St. Sebald

여행을 다니면서 '이건 꼭 봐야 해, 여긴 반드시 갈 거야' 하는 것들이 점점 줄어든다.

원래 바삐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진 않지만, 필수 방문 장소가 적으니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지를 향하게 된다.

뉘른베르크도 마찬가지. 기차편과 식당 한 곳만 알아놨을 뿐 다른 준비는 전무다. 

Hauptmarkt에서 멀지 않은 레스토랑 Bratwursthäusle bei St. Sebald.

줄 선 사람들 뒤에서 잠시 대기한 후 야외 탁자에 앉았다.

 

뉘른베르크 소시지는 주로 날씬하고 흰 소시지를 가리키는데 Bratwursthäusle bei St. Sebald에서는 소시지를 주문하면

Kartoffelsalat(감자샐러드)나 Sauerkraut(양배추 초절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맥주와 곁들이는 소시지구이가 정말 맛있고 Kartoffelsalat와 Sauerkraut도 최고다.

한낮의 뜨거움을 잠시 달랜 우리는 더 북쪽으로 발길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