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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삶과 사랑 사이

꽃밭의 독백

나는 네 닫힌 문에 기대 섰을 뿐이다.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 서정주, '꽃밭의 독백' 중 -

 

 

< 아이젠슈타트 >

 

하고픈 것 많은 가을날.

 

산뜻한 차림으로 출근해서 모니터 바라보기,

내 20평 꿈터에 입장하기 전 마시는 모닝 커피,

아침부터 오후까지 계속되는 재잘거림,

늘 뛰어다니던 낡은 계단과 복도,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즐거운 저녁 자리. 

 

왜 다 금지된 것들만 하고 싶을까~

조금은 덜어놓고 왔다고 여겼던 무언가가

익어 여무는 가을따라 되살아난다.

 

해야 할 일 하나가 생각났다.

기호가 캠프에서 돌아오면

짬뽕을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어설픈 솜씨로 연습이나 해 볼까.

그런데, 그러다가

맵고 뜨거운 국물에 내 가슴까지 뜨거워져서

뭔가가 또 그리워지면

그땐 어찌해야 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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