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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동유럽 이야기

크로아티아 3 : 그 바다, 모스체니츠카

오파티아 해변에서 늘씬한 여인이 유람선 승선 안내를 하고 있다.

오랜만에 유람선 한번 타 볼까나. 게다가 어린이는 무료라는데.

 

자그마한 유람선에는 독일어가 가득하다.

승선객 중 서양인 아닌 이들은 우리와 동남아 사람들 뿐.

아무도 시끄러운 이들이 없는데  젊은 동남아인 넷만 물색없이 떠든다.

 

나즈막한 산 아래 해안엔 가을 그림이 연속되고 

유람선이 뿜어내는 물거품은 바다에 떠밀려 이내 흩어진다.

세련되지 않은 스피커에선 이탈리아 노래가 흥을 돋운다.

 

우리 먹고 싶은 것 말하기 할까. 자장면, 만두, 냉면, 활어회, 전복죽...

천천히 1시간을 물 위에 떠서 이른 곳은 이름도 어려운, 모스체니츠카 드라가.

작은 어선 떼와 관광용 보트가 쉬고 있는 곳을 지나면~

 

이렇듯 고운 자갈 해변이 등장해준다. 

낮지 않은 기온이라 헤엄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운동화를 벗고 물 속에 들어가겠다고 호언하던 작은밥돌은

자갈 장난을 하다말고 슬라이드쇼를 한다.

 

해변엔 사람들과 벤치와 새들이 공존한다.

탁자에 놓인 커피보다 더 향기로운 바다 내음이 마음에 몰아친다. 

  

 아, 쟤네들. 20대 초반의 동남아애들 넷 중 둘은 연인이고 나머지 두 숙녀는 깍두기. 

두 연인은 들러붙어 셀카를 찍느라 바쁘다.

 

주로 여름철 휴양을 위한 곳이라 10월 작은 해변 마을은 한적하고 조용하다.

큰 슈퍼도 있고 소박한 호텔도 많으니

여러 날을 머물러 멍하니 바다를 즐겨도 좋을 듯한 곳.

 

돌아가는 배에 오르기 전 바라본 모스체니츠카 하늘이 어찌 저리 애틋하게 예쁜지.

물고기 몇 마리에 웃음 짓는 낚싯꾼의 얼굴도 어여쁜 하늘을 닮아있다.

모스체니츠카의 아드리아 바다도 하늘을 그대로 닮아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