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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4 파리·스부·잘츠·빈

7. 26 (토) 전 : 스트라스부르 행 TGV

지하철 14번선 Cour St-Emilion역

# 동역까지 가는 험난한 길

 

시차 적응이 단번에 된다고 여겼던 건 역시나 착각이었다.

새벽 5시에 자연스레 떠진 눈, 카톡엔 이미 남편의 메시지가 들어와있다.

오늘은 파리를 떠나 스트라스부르로 가는 날, 아침식사를 든든히 챙기고 바라본 하늘은 다행히 맑다.

9시 30분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니, 체크인 시 보증금으로 치렀던 무려 270유로짜리 신용카드 취소 전표를 내준다.

 

지하철 4번선 Les Halles역

스트라스부르 행 TGV 열차가 출발하는 동역으로 가기 위해선, 호텔 앞 지하철 14번선 Cour St-Emilion에서  Chatlet까지

3정거장 간 후, Les Halles까지 이어진 도보 환승 통로를 통해 4번선 Les Halles역에서 동역까지 5정거장을 가야 한다. 

그런데, Chatlet역에 도착해서 보니 M4(지하철 4번선)의 Les Halles 가는 쪽 환승 통로 초입은 띠를 둘러 완전히 막아놓고,

벽에 부착된 안내판엔 ×표시까지 해놓은 요상한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람, 10시가 다 돼가는데.

운행을 안 하는 건지 어쩐 건지, 물어봐야 하나, 일단 이쪽 통로 말고 다른 쪽으로 가 보자.

다행히 다른 방향의 M4 통로는 건재했다. 방향대로 따라가니 동역 가는 4번선 Les Halles역이 무사히 열려 있었다.

정말 다행이다.  M4 운행에 문제가 있다면 동역까지 가는 택시를 어디서 타야하나 한 5분간 머리 속이 뒤엉켰었거든.

 

파리 동역

# 생각보다 깨끗한 동역 

 

잠시의 혼란은 있었지만, 무사히 도착한 동역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사실 북역과 동역은 파리에서도 안전에 특히 유의해야 할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침의 동역은 안전해 보였고

그 내부 또한 깔끔했다. 역 안을 서성이는 여행객들의 복잡하지 않은 발걸음이 아주 경쾌해 보인다.

 

특별할 것 없는 파리 동역이지만, 이리저리 역 안을 휘이 둘러본다.

근 천장도, 여기저기 자리한 승차권 자동발권기도, 눈높이보다 높이 매달린 모니터도 익숙한 모습이다.

그런데, 스트라스부르행 TGV 열차의 플랫폼은 출발 15분전인 10시 40분이 되어서야 안내를 해 준다.

바꾸어 말하면 동역에서는 미리부터 모니터를 계속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

 

하염없이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면서 기다리던 우리는 그제서야 캐리어를 끌고 터벅터벅 플랫폼으로 간다.

독일의 도이치반은 예약할 때 이미 플랫폼이 정해져 안내되는 것과는 참 다른 시스템이다.

 

스트라스부르행 TGV 열차

열차 승무원에게 E-티켓을 보여주고 승차한 우리의 자리는 열차 2층 역방향이다.

열차가 출발한 지 10분도 안 되어 나타난 검표원은 E-티켓은 물론 여권까지 꼼꼼히 확인한다.

차창에 쏟아지는 햇빛과 앞으로 안기는 풍경 덕에 속이 메슥거린다. 속도감이 강해서 그런가.

 

우리나라의 KTX를 포함하여 고속열차 탑승은 스트라스부르 가는 TGV가 처음이다.

제법 빠르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잠시, 속도에 적응이 될 즈음인 오후 1시 10분, 정확히 예정된 시각에 역에 도착한다.

드디어 드디어 프랑스의 동쪽 도시 스트라스부르다. 

 

스트라스부르 역

스트라스부르, 스트라스부르

 

파리에서 동쪽으로 447km거리의 스트라스부르는 알자스주의 경제문화 중심지이며 독일 국경에서 3km지점에 위치한다.

역사적으로 독일이었다가 프랑스였다가 두 나라를 여러 번 오갔던 덕에 두 나라의 문화가 공존한다고 한다.

스트라스부르 기차역은 1883년에 만든 옛 기차역 위에 이후 유리돔을 씌운 형태로,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공간이다.

 

Adagio access Strasbourg Petite France

, 근데, 파리에선 한없이 맑았던 하늘이 스트라스부르에 오자 아주 흐리다.

그건 그렇고, 이젠 숙소를 찾아야지, 준비한 약도대로 성큼성큼 15분쯤 걸었을까.

아주 익숙한 듯 전혀 헤매지 않고 숙소인 Adagio access Strasbourg Petite France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