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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4 파리·스부·잘츠·빈

7. 27 (일) 전 : 스트라스부르의 플랑베

# 새벽을 열다

 

유럽으로 날아온 지 벌써 4일째건만 참말로 시차 적응이 늦다.

눈이 떠진 건 동이 트기 시작한 새벽 5시, 어제의 아들녀석처럼 나도 1층 로비로 카톡을 하러 가 볼까나~

로비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스트라스부르 하늘은 어제와는 달리 깨끗하게 맑다.

 

스트라스부르 역
스트라스부르 역 주변

객실에 있는 작은 부엌에서 어제 장봐온 생선 등을 챙겨 아침식사를 한 후, 홀로 스트라스부르 역까지 걸어가본다.

청명한 날이라 스트라스부르 역의 유리돔은 어제 오후와는 다르게 맑고 환히 반짝이며 빛나고 있다.

역에서 호텔까지 되돌아오는 거리 역시 한적하면서도 평화롭고 또 정돈된 분위기를 보여준다.

 

바게트과 크루아상이 있는 호텔 로비의 탁자 위

10시 30분, 이젠 아들녀석이랑 함께 스트라스부르 구경을 나서야겠지~

어제 오후에 잠시 들렀다가 금세 철수했던 프티트 프랑스 초입부터 오늘의 여행을 신나게 시작한다.

 

프티트 프랑스 초입
프티트 프랑스 초입

# 꽃보다 할배

 

내게 있어 '스트라스부르'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작년에 처음 방영한 '꽃보다 할배'다.

'꽃보다 할배'의 첫 여행지가 바로 파리와 스트라스부르였는데, 내가 계획했던 2014년의 여행지와 같아서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었고, 특히나 방송으로 비춰진 스트라스부르는 아직 밟지 않은 미지의 세계라서 더욱 설레는 마음이었다.

 

프티트 프랑스
프티트 프랑스
프티트 프랑스

2014년 7월의 스트라스부르는 2013년 봄에 떠났던 '꽃보다 할배'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여행객들의 시선은 프티 프랑스의 물길을 따라, 이르강 양편의 예쁜 목조주택을 따라 머물고 있다.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몇 년 후 콜마르에 가보니 '하울...'의 진짜 무대는 콜마르-이 되었다는 이곳엔

할배들의 자취와 함께 프랑스와 독일이 아름답게 공존한다.

 

어느 한 골목, 어느 한 거리, 멋지지 않고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스트라스부르는 독일 로텐부르크가 주는 느낌, 체코의 체스키크룸로프나 벨기에 브뤼헤가 주는 느낌 그대로다.

예쁘고 아기자기하고,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동화 같고 연애소설 같다.

 

Le Gruber

#  달콤한 플랑베

 

어느덧 고딕양식의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성당이 보이는 중심 광장 근처까지 왔다.

광장엔 '꽃보다 할배'에서 할배들이 식사를 했던 유서 깊은 식당이 짙은 음영을 내보이며 자리하고 있다.

우린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광장 부근 작은 골목 안 소박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야외 레스토랑에서 먹는 '플랑베'가 꽤나 맛나다.

씬피자 같은 모양새지만, 피자보다 달콤하다. 점심을 챙겨먹었으니 이젠 일어서볼까.

우리는 햇빛 받아 빛을 내는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성당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