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디지오 스트라스부르 프티트 프랑스
정식 체크인 시각인 오후 3시보다 훨씬 전인 2시도 안 된 시각이었지만, 직원은 흔쾌히 체크인을 해 준다.
숙박 요금을 선불-드문 경우긴 하다-로 계산한 후 들어온 객실은 조용하고 베란다도 있어 썩 괜찮다.
뭐 미리 알고 오긴 했지만, 식사 준비가 가능한 작은 부엌까지 있으니 정말로 굿이다.
그런데, Adagio access Strasbourg Petite France의 최대 단점은 wifi가 로비와 그 주변에서만 가능하다는 것.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아들녀석은 로비로 가서 카톡을 해대느라 정신이 없다.
한참만에 돌아온 녀석은 비번이 적힌 종이-체크인할 때 받은-를 로비에 두고 왔단다.
그리고는 비번 종이를 가지러 다시 로비로 가더니 함흥차사다.
친구들과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받은 후 객실로 돌아온 녀석의 손은 또 비어있다..너를 바보로 인정합니다~
이틀을 지낼 짐을 캐리어에서 꺼내어 여기저기 편한 자리에 잘 모셔두고 나니 흐린 기운이 점차 짙어간다.
오후 3시, 스트라스부르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비가 내린다고 해서 객실에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3시반 즈음 우산을 들고 길을 나선다.
# 비 내리는 프티트 프랑스
프티트 프랑스는 '작은 프랑스'라는 뜻으로, 라인강의 지류인 이르강 양쪽에 16~17세기 어부와 가죽공방 장인들이 살던
목조주택을 그대로 보존한 지역이다. 스트라스부르 여행에서 절대적으로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곳.
숙소에서 프티트 프랑스까지 천천히 걷다보니 폭 좁은 예쁜 강이 빗방울과 나란히 우리를 따라온다.
유럽의 여러 도시와 마을을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곳을 수없이 만나봤지만, 스트라스부르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지금은 프랑스에 속해있지만, 프랑스령과 독일령을 오락가락했던 덕에 독일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 역시 참 예쁘다.
프티트 프랑스 초입만으로도 충분히 그 느낌을 알 수 있을 것 같을 즈음, 갑자기 파바박 떠오른 생각~
아, 오늘은 진정 토요일인 것이다.
일요일엔 당연히 마트 영업을 하지 않으니 오늘 먹거리들을 구입해 놓지 않으면 2박 동안 먹고 살 일이 아득하다.
# 마트를 찾아서
아무튼 무조건 오늘 5시 이전에 장을 봐야 했다.
그런데, 숙소에서 프티트 프랑스 초입까지 오는 동안 마트를 본 기억이 없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들었다.
다급히 거리의 중심가인 듯한 곳을 향해서 골목골목 살짝 헤매고 찾다가 발견한 첫번째와 두번째 마트는 구멍가게 수준이었으나
세번째 만난 마트는 규모도 크고 다양한 물건이 많은, 또한 품질 좋고 저렴해서 아주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맘껏 이것저것 잔뜩 구입하고 숙소로 오는 길에 보니 그 마트보다 숙소에서 더 가까운 큰 규모의 마트가 나타난다.
저것을 아깐 왜 못 봤다지.
빗방울 약해진 아기자기한 스트라스부르 거리에 트램이 지난다.
사실 처음의 스트라스부르 일정은 토요일에 도착하여 1박 후 일요일에 잘츠부르크로 가는 여정이었다.
그런데, 독일 철도청에서 2개월전 예약할 당시 스트라스부르에서 잘츠부르크까지 가는 기차 운행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공사 때문인지 일요일-7월 20일과 27일-엔 스트라스부르에서 뮌헨과 잘츠부르크 쪽으로 가는 기차가 없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가까운 독일의 국경도시 Kehl에서 출발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3-4번 이상 환승하면서 잘츠까지 가는 건
무리였다. 이런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일정을 바꿔야했다. 스트라스부르 2박, 잘츠부르크 1박으로 말이다.
피자와 라자냐, 샐러드로 맛있는 저녁식사를 한 후 아들녀석이 슬쩍 로비로 사라졌다. 무한한 카톡 사랑~
약간 부족한 맥주를 구입하러 혼자서 다시 나간 거리, 토요일 저녁이라 아니나다를까 마트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고요하고 한적한 거리 한쪽을 경찰들만이 외로이 지키고 있다.
비 그친 스트라스부르의 하늘이 어둑어둑해진다.
오후 9시, 물기 가득한 스트라스부르의 하루가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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