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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4 파리·스부·잘츠·빈

7. 28 (월) 전 : Hi, 잘츠부르크

# 스트라스부르 체크아웃

 

6시 50분, 아침 알람이 울린다.

드디어 오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떠나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간다.

아침 기상 후, 내 잠버릇(?) 덕에 밤새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하소연하는 아들녀석...

잠들면 업어가도 모르는 녀석인데, 내가 잠을 험히 자긴 했나보다, 평소엔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즉석미역국과 볶음김치, 양송이버섯구이, 오이 등으로 웰빙 아침식사를 하면서 던진 아들의 말, 밥이 질린다네.

 

스트라스부르 역
스트라스부르 역

짐을 챙겨 스트라스부르 역에 도착했고, 역에 있는 Paul에서 맛있어보이는 큼직한 피자빵 두 개를 구입했다.

Paul은 100년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체인빵집인데, 파리에서는 한번도 먹지 않고 역시나 스트라스부르를

떠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빵맛을 느껴보게 되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잘츠부르크까지는 직행 열차가 없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슈투트가르트까지 가서 뮌헨행으로 갈아탄 후 다시 잘츠부르크까지 가야 하는, 즉 2번 환승해야 한다.

이 방법 말고 '스트라스부르-뮌헨-잘츠부르크'의 방법, 1번의 환승방법도 있긴 했지만, 2번의 환승방법 편이 시간도 훨씬

걸리고 요금도 저렴했기에 주저없이 이 편을 택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슈투트가르트 가는 기차 내부
Paul에서 구입한 피자빵

# 기차 갈아타다가 숨 넘어갈 뻔하다

 

파리 동역처럼 출발 20분 전에야 슈투트가르트 가는 TGV의 플랫폼 위치가 모니터에 뜨고, 9시 47분, 예정된 출발시각에

맞춰 기차가 정확하게 출발한다. 신기하게도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 이동할 때 탔던 2층 TGV와 같은 자리다.

다행히 이번엔 역방향이 아니라서 멀미 증세는 나타나지 않았고, 우리는 바깥 경치를 즐기며 점심으로 산 Paul 피자빵을

사이좋게 먹어치워버렸다.

 

독일철도청에서 예약한 스트라스부르에서 잘츠부르크까지 가는 기차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일단 환승을 해야 했는데,

환승시각이 불과 8분밖에 안 되었다. 예약하면서 약간의 불안함이 있긴 했지만, 환승 불가한 경우라면 이런 식으로 환승

여정이 나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또 매사 불여튼튼한 독일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스트라스부르에서 출발한 첫 기차가 2분 연착을 해버리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졌다.

다행히 독일에서는 예약과 동시에 플랫폼이 확정되기 때문에, 이미 인지하고 있던 슈투트가르트 역의 플랫폼 위치를 머릿속에

그리며 첫 기차에서 내렸다. 뛰어야 해~!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도 우리처럼 뛰고 있었다.

역은 크지 않았고, 기차를 내린 7번 플랫폼에서 다음 승차 장소인 16번 플랫폼까지는 1분만에 닿았으니 정말 다행이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뮌헨 가는 기차

뮌헨 가는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우리 자리가 있는 7호차를 찾았으나 방향 감각을 잃었는지 어디가어딘지 알 수 없었다.

알고보니 처음 탄 곳이 2호차였고, 7호차까지 캐리어를 끈 채 걷고 걸어 기차 탄 지 10분이 지나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근데, 이 기차, 뭐 이래~ 흔들릴 대로 흔들리고 게다가 덥기까지 하다.

두번째 기차를 탄 지 1시간쯤 지나자 울름역에서 세 명의 한국청년이 기차에 오른다.

7시간 동안 기차를 탔느니 어쩌니하며 젊은 소리로 그들만의 즐거운 여행을 이야기한다.

 

뮌헨 중앙역
뮌헨 중앙역
뮌헨 중앙역

13시 27분, 뮌헨이다. 두 번 여행한 도시, 이름만으로도 반가운 곳이다.

11번 플랫폼에선 잘츠부르크 행 기차가 이미 대기 중이고, 30여분의 시간이 주어져 환승이 아주 여유롭다.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집으며 익숙한 뮌헨 중앙역을 둘러본다. 아, 다 그대로다, 여기도 늘 그 모습인 거다.

13시 55분, 잘츠부르크 행 세번째 기차가 출발한다. 하늘이 아주 맑고 화창하다.

 

뮌헨에서 잘츠부르크 가는 기차
뮌헨에서 잘츠부르크 가는 기차

# 안녕,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 가는 세번째 기차는 정해진 좌석이 없다. 

4개 좌석에 아들녀석과 함께 마주 보며 앉아있는데, 뮌헨 동역에 이르자 한 할머니가 내 옆자리에 앉기를 청한다.

통로 건너편 좌석에 앉은 세 청년은 엄청나게 떠들어댄다. 저런 무개념이 그다지 흔하진 않은데, 진짜 시끄러웠다.

그즈음, 여자 역무원이 기차 객차를 다니며 검표를 한다.

슈투투가르트행 첫번째 기차에선 검표원이 없었고,  뮌헨행 두번째 기차에선 남자 역무원이 검표를 했었지.

 

뮌헨에서 잘츠부르크 가는 기차
잘츠부르크 중앙역

오후 3시 40분, 잘츠부르크 중앙역이다.

빈에 살던 2008년 여름 이후, 딱 6년만의 잘츠부르크다.

이젠 호텔로 가야지.  중앙역을 빠져나온 후, 호텔로 가는 약도를 보니 살짝 막막하다.

공사 중인 여기는 어느 방향이고, 호텔로 가는 길은 어디래~

잘츠부르크엔 여러 번 왔지만, 생각해 보니 기차역은 처음인 거다.

 

Hofwirt 호텔 앞
Hofwirt 호텔

처음 느낀 막막함과는 달리 그다지 헤매지 않고 20분을 걸어-역에서 꽤 멂- 도착한 호텔의 외관을 그럴 듯했지만,

객실은 너무나 작았고 열린 창문으로 들려오는 거리의 소음도 만만치 않았다.

사실 여행 시작 전, 이번 여행을 취소하려 했을 때, 처음 예약했던 잘츠부르크 호텔은 우선 순위로 취소를 했고,

다시 여행 확정 후에 잘츠부르크의 이 호텔을 일정에 임박해서 새로 예약했기에 처음 호텔보다는 객실은 작고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호텔 바로 옆에 우리가 좋아하는 마트인 SPAR가 있으니 위로가 되기는 했다.

 

객실에 짐을 풀어헤쳐두고, 6년 만에 드디어 잘츠부르크 시가지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