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에 모닝콜이 울리고서야 눈을 떴으니 톨레도와 세고비아를 오간 스페인의 첫날이 만만치는 않았나 보다.
일반적인 유럽 자유여행의 경우, 시차 때문에 새벽 3-4시에 눈 뜨는 일이 4-5일은 기본적으로 지속되는데, 첫 단체여행에서
하루만에 시차에 완벽하게 적응했으니 참으로 신기할 뿐이다.
마드리드에서의 2박을 마치고 8시 반에 출발하는 아침, 오늘도 맑고 푸르다.
버스는 1시간 30분이 지나 '푸에르코 라피세'라는 작은 마을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여기가 어딜까. 세르반테스가 머물렀던 여관이 있는 곳이라...
이곳은 마드리드에서 코르도바로 이동하기 위한 중간 쉼터쯤 되는 곳으로, 가이드북에서 찾기 쉬운 곳은 아니다.
일반여행객은 도통 안 가는 곳이기에.
가이드씨의 설명에 의하면 책의 날인 4월 23일, 그러니까 세익스피어와 같은 날인 1616년 4월 23일에 사망한 세르반테스는
소설 '돈키호테'의 저작권을 출판사로 넘기는 바람에 말년을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았다고 한다.
이곳은 그 세르반테스가 머물렀던 곳이고, 그 인연으로 소설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가 거대한 성으로 착각하고 여관 주인에게
졸라서 기사 작위를 받은 장면의 배경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벤타 델 키호테의 중정을 지나 출입문 옆쪽에는 작은 박물관과 기념품점이 있다.
박물관에서 돈키호테의 내용을 형상화한 그림과 조형물을 만난 후 기념품점에선 돈키호테와 산초판자의 모형을 골랐다.
한국인을 비롯하여 동양인 단체여행객만 드나드는 듯한 이곳이지만, 잠시 휴식하기에 괜찮은 곳이다.
벤타 델 키호테의 출입문 밖을 조금 넘겨다보니 참으로 고요한 푸에르토 라피세다.
잠시동안 들여다본 것이지만, 오가는 차량도 거의 없고 마을을 걸어다니는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
유럽의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 딱 바로 그 모습이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또 신나게 깔깔거린 후 오른 버스 차창 너머로 풍차가 보인다.
가이드씨가 틀어주는 콘서트 영상을 관람하고 가이드씨가 알려주는 여행 상품 선택법 -앞으로 내게 이건 절대 필요치 않을 듯-
및 올리브나무와 도토리나무의 구별법을 들으며, 또 단체여행의 필수품에 귀마개도 필요함을 절실히 깨달으며 2시간 30분을
달려 코르도바에 도착했다.
코르도바 구시가에서 멀지 않은 중국식당에서 소박하고 약소한 점심식사를 한 후, 구시가의 메스키타로 향한다.
'표류 > 2017 스페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6. 세비야의 뜰, 스페인 광장 : 1. 13 (금) (0) | 2017.01.29 |
---|---|
5. 코르도바의 메스키타 : 1. 12 (목) (0) | 2017.01.22 |
3. 세고비아의 수도교 : 1. 11 (수) (0) | 2017.01.22 |
2. 천년 고도, 톨레도 : 1. 11 (수) (0) | 2017.01.20 |
1. 마드리드 가는 먼 길 : 1. 10 (화) (0) | 2017.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