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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8 뮌헨·잘츠부르크·빈

7. 26 (목) : 서울에서 뮌헨까지

선후배와 떠나는 여름 여행.

1년 반 전엔 패키지여행-내겐 처음이자 마지막 패키지-이었지만 이번엔 5명이 함께 만드는 자유여행이다.

 

우린 아침 일찍 공항버스 안에서 차례로 만났고, 출근시간에 딱 걸린 버스는 예정보다 15분 늦게 공항에 도착했다.

전날, 온라인체크인 문제로 루프트한자 고객센터에 2차례 전화했는데, 그 문제는 공항 체크인카운터에서 간단히 해결되고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포켓와이파이를 찾은 후 성수기치곤 꽤나 여유로운 검색대를 거쳐 출국장 면세구역으로 들어갔다.

아침식사를 하고 면세점도 들렀다가 도착한 탑승구 앞엔 작년 프랑크푸르트행 항공기보다 훨씬 더 많은 백인들이 자리해 있다.

 

영화 '아이캔스피크'
영화 '리틀 포레스트'

루프트한자 기내에 오르자 곧장 제공되는 음료. 난 그리웠던 독일 맥주를 골랐다.

그리고 10시간 가량의 비행 동안 한국영화 '아이캔스피크'와 '리틀포레스트' 를 알차게 시청했다.

특히 '리틀 포레스트'는 계절과 요리의 기막힌 합이 그림 같은 일상과 잔잔한 그리움을 전하면서 깊은 여운을 풀어냈다.

 

기록 노트엔 쓰지 않았지만 두 번의 식사 모두 쇠고기를 골랐나 보다.

그런데 식사보다 유럽(?) 컵라면이 더 인상적이었다. 생각보다 맛있었으니까.

아하, 작년 루프트한자 탔을 때도 같은 컵라면을 먹었는데 왜 그것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을까.

 

10시간은 생각보다 느리게 가진 않았지만 항공기 도착 후 뮌헨 입국심사는 정말 수상했다.

런던 말고는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입국 인터뷰가 뮌헨 공항에 존재했던 것이다.

심지어 런던보다 더 많은 질문이 대기 중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살짝 어버버했지만 입국 완료.

 

S8을 타고 도착한 중앙역에서 호텔까지 조금 헤맸지만-구글맵 초보라- 오후 6시경 호텔 체크인까지 완료다.

저녁 시간인데도 짱짱하고 따가운 뮌헨 날씨.

호텔 근처 Lidl에서 물과 맥주, 과일 등을 사다가 숙소 냉장고에 넣어두곤 바로 구시가로 출동했다.

 

뮌헨 시청사
노이하우저 거리

뮌헨 공항에서 이미 에어포트 시티데이 그룹티켓(2~5인)을 구입했기에 따로 티켓 구입 없이 U1로 칼스플라츠까지 간다.

칼스플라츠에서 노이하우저 거리, 마리엔 광장을 걸으며 또 사진을 찍으며 우린 한여름 뮌헨를 느껴본다.

북적이는 구시가. 난 세번째 뮌헨이고, 선후배들은 처음 만나는 뮌헨이다.

 

호프브로이하우스

마리엔 광장에서 호프브로이하우스까지 가는 길은 아주 가깝지는 않았다.

3,000명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호프브로이하우스는 16세기 바이에른 왕실에서 지정한 양조장이었고

1850년부터는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되다고 하니 애주가에겐 뮌헨 여행의 핵심 코스가 아닐 수 없다.

저녁 8시가 훨씬 넘은 평일 저녁인데도 호프브로이하우스 내부는 뮌헨의 정취를 즐기는 사람들로 거의 만석이다.

 

좌석 한켠에 앉아 맥주를 주문하고 슈바인학센과 흰소시지를 요청했다.

우리는 뮌헨에 온 소회를 주고 받으며 친절한 웃음을 띤 서버가 찍어주는 사진에도 미소를 담았다.

 

뮌헨의 중심인 마리엔플라츠에서 중앙역까진 U-bahn은 없고 S-bahn만 운행한다.

첫날이라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중앙역 S-bahn에서 내려 숙소까지 이르는 길이 살짝 험난하고 멀다.

자정 넘어 잠을 청하는 오늘, 서울에서 뮌헨까지 날아오는 하루가 참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