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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8 뮌헨·잘츠부르크·빈

7. 30 (월) : 뮌헨에서 잘츠부르크로

뮌헨의 마지막 밤을 불사르다보니 잘츠로 가는 오늘 아침, 힘겹다.

떠나기 전까지 난 무조건 휴식이고, 다른 사람들은 마트엘 들러 페트병 반납을 한 후 드럭스토어에서 쇼핑도 했다고 한다.

11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중앙역의 자동발매기에서 바이에른티켓을 구입한 후 스시 가게에서 초밥도시락을 구입했다.

그리고는 플랫폼에서 잘츠 가는 기차를 기다리며 초밥을 먹는데, 아차차, 잘츠 가는 기차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같은 플랫폼의 다른 기차 뒤쪽에서 아까부터 이미 대기 중이란다.

허겁지겁 뛰어오른 기차 내부엔 우리 5명이 함께 앉을 자린 없었기에 비어있는 좌석에 둘씩 셋씩 나누어 앉았다.

 

11시 50분에 뮌헨을 출발한 기차는 13시 40분, 잘츠부르크 중앙역에 도착하였다.

중앙역 인포에서 24시간 잘츠부르크카드를 구입하고는 구글맵을 따라 걸어서 호텔까지 금세 도착했다.

오스트리아도 구글맵 잘 되네, 근데 왜들 안 된다고 했을까. qando 없이도 괜찮을 것 같은데.

 

미라벨 정원에서 보는 호엔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엔 아들과 함께 했던 2014년 여름 이후 4년 만이다.

그다지 뜨겁지 않았던 2014년에 비해 2018년은 정말 뜨겁다. 전 세계가 끓어오른다.

그래도 습도가 낮아서 햇살은 뜨거워도 미라벨의 그늘 아래는 다행히 쾌적하다.

 

잘자크강
게트라이데 가쎄
모차르트 생가

신시가의 미라벨 정원을 지나 잘자크강을 건너 구시가로 들어섰다.

모차르크 생가, 아름다운 간판의 게트라이데 거리, 잘츠부르크 대성당이 있는 구시가지는 잘츠의 백미다.

게트라이데의 상점들을 들락거리다가 부실했던 점심을 핑계삼아 이곳에서 이른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게트라이데 가쎄의 '카페 모차르트'

비엔나에도 있는 카페 Mozart의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뮌헨도 그러했지만 잘츠부르크도 역시-이후 빈도 마찬가지- 카페나 레스토랑에 대부분 에어컨이 없다보니 실내가 시원하지 않다.

몇 년 전만 해도 중서유럽에 여름이 이렇게 고온인 적이 별로 없었는데, 지구온난화에서 비껴갈 수 없는 이곳도 이젠 여름 에어컨은

필수가 되어야 할 듯하다.

 

결론적으로 창가에 자리한 카페 Mozart의 실내는 더웠고, 서버 아저씬 친절했지만, 주문한 굴라쉬와 생선 등은 대체로 짰다.

여기, 빈 오페라하우스 뒤편에 있는 카페 Mozart와 같은 로고를 가진 곳인 것 맞나, 비엔나에 미치지 못한다.

 

300년 넘은 역사를 지닌 카페 토마셀리

잘츠부르크 대성당 근처를 돌고 또 걸으며 다함께 잘츠의 정취를 느껴본다.

그리고는 'Stiegl' 양조장을 가기 위해 구글맵을 챙겨보는데, 얘가 얘가, 말을 안 듣는다.

그러면 오스트리아 교통앱인 잘츠부르크 qando에게 의뢰를 해 볼까. 그런데, 얘도 우릴 거부하네...

 

묀히스베르크에서 본 잘츠부르크
묀히스베르크에서 본 잘츠부르크

버스정류장에 앉아 한참동안 qando를 건드려 보아도 별 반응이 없다.

사용법이 잘못 되었나. 잘못되고 뭐고 할 것도 없는 앱인데, 참나 이게 뭐래.

그러는 사이, 다른 경로로 검색된 '슈티글'은 일단 보류하고 오늘 저녁엔 묀히스베르크 전망대에 올라가기로 했다.

 

묀히스베르크 전망대 입구

잘츠부르크 카드의 개시는 슈티글 양조장 대신 묀히스베르크 전망대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잘츠부르크 카드를 찍으며 묀히스베르크에 입장했다.

햇살이 잠들고 어스름이 깔리는 잘츠의 여름 저녁, 호엔잘츠부르크성까지 아우르는 눈아래 전망이 참 예쁘다.

 

미라벨 정원

버스를 탈 수도 있었지만, 선선해진 저녁을 즐기려 호텔까지 걷기로 했다.

호텔에서 구시가로 가던 낮과는 반대로 구시가에서 미라벨 정원을 가로지르고 미라벨플라츠를 향한다.

예전에 살았던 나라인데도 아날로그 인간형인 내게 잘츠부르크는 오늘 잠시 낯설었다.

qando, 내일부턴 우리 반드시 매우매우 친해져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