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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8 뮌헨·잘츠부르크·빈

7. 27 (금) : 퓌센 노이슈반슈타인

뮌헨의 첫 아침, 뒤척이다 5시쯤 눈을 떴다. 어제 늦은 취침 덕에 바로 시차 적응 되는 분위기.

뮌헨에서 우리가 묵은 숙소는 아코르 계열의 아다지오 뮌헨시티 아파트호텔이다.

부엌 공간이 있는 호텔 객실이라 보면 되는데, 5명이 3개의 객실을 사용하니 꽤 여유로운 공간이다.

조식도 별도요금을 지불하면 먹을 수 있지만 우린 객실에서 간단히 자체 해결하기로 했다.

가장 사랑하는 여행식 컵라면과 과일 등으로 식사를 마친 후, Lidl에서 산 물과 맥주와 과일을 냉장고에 넣었다.

 

퓌센행 기차
노이슈반슈타인

오늘의 일정을 위해 뮌헨 중앙역에서 구입한 것은 바이에른티켓이다. 

바이에른주 교통 이용이 자유로운-고속열차 제외- 이 티켓은 인원이 많을수록 1인당 가격이 저렴한데, 우린 5명이라 49유로다.

평일엔 9시부터 사용 가능하니, 9시 52분에 출발하는 퓌센행 기차에 올랐다.

출발 20분 전에 승차했는데도, 퓌센이 최고 인기여행지임을 증명하는 듯 이미 많은 승객들로 기차 안은 거의 만석이다.

 

아름다운 창 밖을 보여주던 기차는 예정보다 20분 이상 연착하고, 퓌센역에서 우린 노이슈반슈타인행 78번 버스에 올랐다.

어렵지 않게 티켓오피스를 찾았고,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바우처는 한국어오디어가이드 15시 30분 입장권으로 교환했다.

 

최악의 노이슈반슈타인 식당

노이슈반슈타인 내부입장까진 시간이 꽤 남았기에 점심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복잡한 식당을 건너뛰고 들어간 한적한 식당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선택이었다.

시장하지 않았던 우린 음료 5개와 음식 3개를 주문했는데, 사람 수보다 음식을 적게 주문한 것이 그들에겐 문제였다.

음료는 사람 수대로 다 주문했는데, 음료만 마시는 사람도 꽤 많은데, 게다가 식당 내부는 사람이 적어 한산하고.

 

오스트리아에 4년 살 때도, 그 이후 여행할 때도 사람 수보다 주문 음식 수가 적다고 불친절을 당한 기억은 없다.

사람 수만큼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노골적이어야 했을까.

여분 접시를 두 번이나 요청했는데 주지 않았고, 왜 안 주냐 물었더니 음식을 3개만 주문해서 접시를 주지 않겠단다.

그러고선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과 어조로 미안하단다.

 

우린 cent까지 탈탈 털어 계산서에 맞춰 -팁을 줄 순 없지- 식사 요금을 지불했더니 올드한 서버가 화를 낸다.

그러든지 말든지, 우린 이런 일 때문에 기분을 망칠 만큼 바보는 아니거든.

 

호엔슈반가우

티켓오피스 근처에서 노이슈반슈타인까지 가는 방법은 셋이다.

도보, 마차, 버스.긴 버스 줄에 질려 걸어올라가기로 하고 경관을 즐기며 오르다보니 노이슈반슈타인 아닌 슈반가우쪽이다.

2006년 덥지 않은 가을엔 긴 경사로를 걸었지만, 여름 햇살 아래서는 줄이 길어도 버스가 나을 듯했다.

 

마리엔 다리

버스를 타고 노이슈반슈타인 앞에 내려 경사를 살짝 오르면 노이슈반슈타인의 최고 조망지인 마리엔 다리가 있다.

어머어마한 줄과 인파를 지나 마리엔 다리에서 보이는 노이슈반슈타인은 정말 멋지고 아름다웠다.

인터넷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모습은 결코 쉽게 찍을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고, 기다림과 고소공포를 견뎌야 얻을 수 있다.

 

마리엔 다리에서 본 노이슈반슈타인과 정경
마리엔 다리에서 본 노이슈반슈타인
마리엔 다리에서 본 정경

노이슈반슈타인은 바이에른 왕가의 루트비히 2세가 1869년부터 1886년에 걸쳐 건립한 성이다 .

루트비히 2세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에 빠져 오페라 속 백조의 전설을 토대로 성을 지었는데, 노이슈반슈타인은 바이에른숲에

우아한 백조가 내려 앉은 모습을 하고 있다.

루트비히 2세는 정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재산과 여생을 성(城)을 짓는 것에만 쏟아부었고, 결국 성에서 몇 달 살지도 못하고

뮌헨 근교 슈타른베르크 호수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오후 3시 30분, 티켓에 적힌 입장번호가 전광판에 나타나고 입장권의 바코드를 찍으며 드디어 노이슈반슈타인에 입성한다.

입구에 들어서 한국어오디오가이드를 수령하고, 가이드가 이끄는대로-노이슈반슈타인은 가이드투어- 내부를 관람한다.

 

이 타임은 다 오디오가이드를 신청한 시간대인 듯하다.

유난히 많은 중국인들-어딜 가도 많긴 하다-에게 우린 이리저리 밀리며 잠시 이산의 아픔을 느끼기도 했다.

전에는 없던 한국어오디오가이드로 내부 곳곳의 설명을 들으니 참 좋다. 여전히 사진촬영이 금지라 아쉬울 뿐.

 

노이슈반슈타인에서 하산할 땐 경관도 즐길 겸 예정대로 걸어 내려왔다.

경사로가 계속되어 다리가 휘청이기도 했으나-우린 대부분 샌들을-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터.

다시 78번 버스로 퓌센역까지 움직인 후 6시 6분 출발 기차를 타고 저녁 8시가 넘어 뮌헨 중앙역에 도착했다.

 

뮌헨 중앙역

고단했지만 독일에서 맥주를 빼놓을 순 없었다.

본부인 쉬리언니 방에 모여 식사와 맥주를 나누며 오늘을 반추하고 내일을 계획했다. 그래서 오늘도 자정 취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