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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9 밀라노·베네치아

LOT폴란드항공 비즈니스클래스

 2019년 2월 첫 주에 떠난 여행은 폴란드항공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했다.

7개월 전인 2018년 6월말 항공사프로모션 때 예약했고 

설 연휴가 포함된 시기라는 걸 감안하면 꽤 괜찮은 항공 요금이었다.

그런데, 여행 카페 등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만 떠날 날이 가까워오자

폴란드 항공의 고질적 지연 출발과 연착에 대한 걱정이 슬슬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그에 대한 나름의 대책으로 1월 중순 즈음부터 Flightaware를 통해

우리가 탑승할 폴란드 항공의 비행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

 

과연,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다.

같은 편명 기준으로 1~2주에 최소한 1차례 이상 늘 지연 출발했고 연착했다. 

심한 경우는 1주 5회 비행 중 3번 지연 출발한 때도 있었다.

지금까지 여러번 탑승한 루프트한자나 핀에어의 비행을 확인하니 더욱 명확해졌다.

란드 항공은 상습 지각생이었다.

 

이번 여행은 밀라노 in, 베네치아 out의 일정으로 출귀국편 모두 1회 경유를 해야 한다.

게다가 예약할 때는 경유 대기시간이 각각 2시간 20분과 1시간 50분이었던 것이,

동절기 변경으로 2시간 40분과 1시간 30분-귀국시의 짧아진 경유-으로 바뀌었으니

상습 지각생이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운좋게(?) 제시각에 출발하고 도착한다면야 물론 '문제 없음'이겠지만.

 

2월 1일 바르샤바에서 출발한 B787-8 LO97편은

제시각인 2월 2일 아침에 인천공항으로 들어왔고

그 항공기는 LO98편이 되어 무사히(?) 출발 준비 중.

아시아나 라운지에 들러 아침식사를 한 후 탑승한 폴란드 항공 기내는 평화로웠다. 

 

폴란드 항공 드림라이너 B787-8의 비즈니스석은 6석이 3열씩 배열된 18석이다.

피치는 길지만 폭은 넓지 않고, 제공되는 어메니티는 지나치게 평범하다.

슬리퍼와 칫솔, 치약, 안대, 빗, 가글, 풋젤 등 뿐이고 세럼이나 립밤은 없다.

게다가 귀국편에선 파우치 속에 치약이 없어 승무원을 호출할 수밖에 없었다.

 

기내 엔터테인먼트 중 한국 영화는 4편이 있었고 한국어 자막 지원되는 영화는 3-4편 정도.

음식 역시 별 특별한 맛 없이 평범했고 후식은 과일과 케이크, 치즈 등 중 원하는 만큼 선택할 수 있다. 

비즈니스클래스 갤리엔 컵라면과 삼각김밥, 쌀과자, 초코과자, 땅콩, 음료 등이 준비되어 있다.

출국 편엔 컵 신라면을 맛있게 먹었는데, 귀국시엔 정신 없이 자느라 아무 간식도 먹지 않았다.

 

풀플랫이라 흰 천을 깔고 이불을 덮으면 편히 잠을 청할 수 있다.

바르샤바 LOT 라운지는 인구 밀도는 높은 편이었지만 음식과 분위기가 괜찮았고

귀국시에 들른 베니스 라운지는 커피 맛이 좋고 매우 조용해서 휴식하기 좋았다.

 

바르샤바 라운지
베니스 라운지
베니스 출발 바르샤바행 기내

바르샤바에서 밀라노로, 베니스에서 바르샤바로 이동할 때 탑승한 항공기 기종은 B737-800이다.

3-3 배열이었는데, 한 번은 1A와 1C, 다른 한 번은 1D와 1F에 앉았다.

소형 기종에선 앞쪽 몇 열을 비즈니스석으로 사용하는데

가운데 자리를 블록으로 비워두고 간단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 말고는 일반석과 차이는 없다.

 

베니스에서 지연 출발한 항공기가 바르샤바에 연착했을 때,

항공기에 탑승교를 연결하지 않고-폴란드 국적기인데 대체 왜- 

탑승객들을 버스에 태워 바르샤바 공항 청사까지 이동했다.

비즈니스석 승객은 전용 차량에 먼저 승차시켜 따로 빨리 이동하게 되어

연결편 탑승에 불편함을 덜어주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2월 9일 바르샤바에서 인천까지 비행한 LO97편은 B787-9였는데

비즈니스석이 6석씩 4열로 24석이라는 점 이외엔 B787-8과 큰 차이는 없다. 

모든 B787 드림라이너의 창문엔 블라인드가 없고 

버튼으로 창의 색상을 조절해 빛을 차단-100% 차단은 불가-할 수 있다.

 

폴란드항공 비즈니스클래스의 장점은 비즈니스클래스 탑승객에 대한 확실한 우대.

연착으로 경유 시간이 짧아지자 재빨리 조치를 취했고

짐 찾을 때 모두 캐리어가 거의 첫번째-핀에어비즈니스는 노-로 나와주었다.

 

치명적 단점은 상습 연착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인데 

직항으로 이용하거나 경유시 대기 시간이 3시간 이상이라면 

또 비즈니스클래스면서 가격이 착하다면 재탑승을 고려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