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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2019 뮌헨·인스브루크·빈

7. 24 (수) 후 : Josefsplatz의 국립도서관

국립도서관 입구

Josefsplatz의 건물에 Österreichische Nationalbibliothek라 쓰여있고 화살표를 따라 갔는데도 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Josefsplatz1'이라는 주소를 맵으로 찍고 움직이자 국립도서관 입구가 제대로 나온다.

알고 보니 같은 건물의 한켠에서 빙빙 돌고 있었던 거다.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티켓 판매 창구엔 예상 외로 대기줄이 길다.

우린 국립도서관 중 가장 많이 알려진 State Hall만 입장할 수 있는 티켓-8유로-을 구입했다.

이곳의 정기휴관일은 월요일이고, 여행객이 많은 6월부터 9월까진 휴관없이 매일 문을 연다고 한다.

 

사진이나 책자에서 이곳의 모습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 모습은 웅장함과 화려함에 초입부터 압도될 정도였다.

이 홀의 길이는 77m, 둥근 돔 모양의 천장은 18세기에 그린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는데 아름다우면서도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인물 묘사가 대단히 뛰어나고 탁월했다.

 

좌우 대칭의 내부 공간은 코린트 양식의 대리석 기둥, 중앙 및 곳곳의 전신 인물 조각상, 그리고 벽면 서고 사이에 자리한

흉상 및 각종 전시물들이 높은 창을 통해 쏟아지는 빛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에도 소개된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은 유서 깊은 책을 전시하는 공간만이 아니라 국가의

역사와 전통이며 지적 권위라 할 수 있다.

 

문법책(1465년)
별자리 지도(1515년)
세계 지도 (1507년)

서고에 꽃힌 도서들 뿐 아니라 진열대에 전시된 다양한 책과 지도 역시 우리의 시선을 끌었다.

오스트리아 황제 막시밀리언 1세가 어릴 때 공부했던 1465년의 문법책은 물론, 알브레히트 뒤러가 1515년 뉘른베르크에서

제작한 별자리 지도도 매우 멋스러웠다. 500년도 더 된, 1507년에 만든 세계 지도의 정확성은 감탄 그 자체다.

 

1520년에 제작된 악보집

천장과 벽면의 화사하면서도 섬세한 프레스코화는 높다란 창과 어우러져 도서관의 정취를 잘 살리고 있다.

없었다면 아쉬웠을지도 모를, 아우그스부르크에서 만든 악보집도 실내 한 곳을 차지하고 있다.

 

왕궁교회
스페인승마학교

쾌적하지 않은 기후에 아침부터 쏘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기운도 달린다.

요기할 식당을 찾아가는 길에 마주친 왕궁교회와 스페인승마학교. 아주 오랜만에 그 앞을 지난다.

눈에 띈 레스토랑에 앉아 슈니첼과 '점심 메뉴' 중 고기 크뇌델을 주문했더니 정갈하게 한 상이 차려졌다.

옆 테이블에선 힌국인 중년 부부와 젊은 부부가 우리처럼 담소와 식사를 함께 나누고 있다.

 

케른트너의 스와로브스키샵에서 볼펜 몇 자루를 구입한 후 Karlsplatz에서 U1를 타고 Kagran에 도착했다.

Kagran은 예전 빈에서 거주할 때 우리 가족의 주 무대였던 곳이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있고, 아들이 다니던

학교가 있으며 무엇보다 자주 드나들던 Donauzentrum-복합쇼핑몰-이 있어서 걸음마다 수많은 추억이 살아있는 장소다.

Donauzentrum은 비엔나 중심지가 아닌 22구에 위치해 있어서 여행객은 잘 찾지 않는 곳이지만,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빈의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다.

 

Donauzentrum

Donauzentrum 안을 돌아다니며 Libro와 Interspar, Tchibo 등엘 들렀더니 피곤하고 나른하기까지 하다.

숙소로 돌아와 치즈스틱, 치즈소시지에 맥주를 곁들이니 매우 훌륭한 저녁이다.

밖은 덥고 뜨거워도 오래된 아파트 실내는 언제나 시원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기온 28도인 밤 10시, 내일은 최고기온이 34도로 예보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