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브루크보다 동쪽에 위치한 빈은 인스브루크보다 30분 가량 일몰이 빠르고 일출 역시 이르다.
여행 기간의 반을 넘겨 이제야 시차 적응이 되는 상황, 3박밖에 안 남은 짧은 여행은 아쉽기만 하다.
그런데, 날파리들은 어제에 이어 벽과 천장 그리고 빈 맥주캔 위에서 엄청난 향연을 벌이고 있다.
도저히 눈 뜨고 봐 줄 수 없으니 머무는 내내 열심히 잡아주겠어~
9시, 어제 갔던 SPAR보다 더 가까운,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는 HOFER에 들렀다.
HOFER는 유명브랜드 제품은 적은 편이지만 중저가의 자체브랜드 상품이 많고 특히 농산물, 유제품 등은 가성비 최고다.
후식으로 먹은 티라미수와 HOFER표 체리는 역시 최고의 맛이다.
우리를 환영하는 푸르디푸른 하늘, 빈의 첫 아침에 가장 먼저 향해야 할 곳은 구시가다.
U1를 타고 도착한 슈테판 성당 앞은 늘 그렇듯 여행객들로, 또 현지인들로 북적북적하다.
슈테판에서 페스트 기념탑이 있는 그라벤 거리를 지나 콜마크트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엔 오스트리아 커피브랜드인
율리우스마이늘 샵이 자리해 있다. 이미 여러 번 구경을 했고 특별히 살 것이 없었기에 그저 스쳐 지난다.
율리우스마이늘 샵의 북동쪽엔 Am Hof가 자리해 있는데, 그곳으로 가는 길에 시야를 잡는 외벽 장식이 있었으니
19세기 말을 풍미했던 유겐트슈틸-아르누보-이다. 100년 넘은 천사약국은 아직도 성업 중.
Am Hof는 12세기 바벤베르크 왕조의 성이 있던 곳이며 지금은 빈에서 가장 넓은 광장이다.
합스부르크의 프란츠 2세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에서 물러난 현장이며 1667년엔 중앙에 마리아상이 건립되었다.
빈에 거주할 때 두어 번 지나친 적은 있으나 작정하고 찾아간 건 처음이다. 뭐, 별 이유없이 그저.
Am Hof에 뜨겁고도 무더운 여름 볕이 내리붓고 있다.
Am Hof는 여러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중 하나가 Am Hof 성당이다.
외관은 소박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내부는 화려하다. 첫 건립 시기는 1386년부터 1403년까지라고 한다.
다시 콜마크트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면 거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왕궁-Hofburg-을 만날 수 있다.
왕궁 문을 지나면 왕궁 내의 여러 건축물들이 자리해 있고 그 끝에선 마지막 왕궁 건축물인 신왕궁-Neue Burg-을 마주할 수
있다. 신왕궁 너머 도로 맞은편엔 미술사 박물관과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왕궁 앞 미하엘 광장엔 로마시대 유적이 지하를 채우고 있고 광장 한 면엔 미하엘 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예전에 한두 번 들어가 본 곳인데, 더위를 피해 내부에 들었더니 전혀 예상치 않은 인물이 피아노 앞에 앉는다.
연습 삼아 몇 번 건반을 두드린 후 이어지는 멋진 연주는 여름 한낮의 시원한 물줄기다.
오늘의 가장 중요한 일정은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이다.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호기심이 동하지 않아 무심결에 밀어내던 곳이고 쉽게 발길이 가지 않던 곳이다.
이번엔 마음 제대로 먹고 기어코 방문해 보기로 했기에 이정표 따라 Josefsplatz 쪽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지, 도대체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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