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40분, 포르투에 도착한 KLM 항공기.
캐리어 중 하나는 약간의 문제를 안은 채 우리 손에 들어왔고, 나는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우리의 무사 도착을 알렸다.
포르투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지하철로 이동하면 된다.
지하철역에서 티켓 발매기로 포르투 교통카드인 안단테카드를 구입했다.
Andante 카드는 1개씩 구매할 수 있으며, 공항에서 구입한 Andante카드는 4존으로 세팅되어 있으므로, 포르투 시내에서 충전하여 사용시
반드시 zone 변경-대체로 2존-을 해야 한다.
포르투 지하철엔 서울 지하철 같은 별도의 개찰구는 없다.
그러나 승차 전, 입구에 비치된 기계에 충전된 안단테카드를 탭하지 않으면 무임승차가 될 수 있다.
여러 노선이 지나는 포르투 공항역에서 우린 메트로 E선에 승차했다.
환승 없이 30분만에 다다른 볼량역엔 어마무시한 돌길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 볼량역에서 숙소까지는 캐리어 없이 걷기엔 아주 가뿐한 거리지만, 돌바닥-우리가 다닌 유럽국가 중 최강- 위로 캐리어를 끌면서
가야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리스본도 그러하지만 포르투 역시 언덕의 도시니, 이름하여 '돌바닥 언덕'은 캐리어 지닌 여행객에겐 한없이 불친절하다.
돌 언덕을 올라 도착한 숙소 앞엔 호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친절한 호스트, 층고 높고 깨끗한 실내, 사소한 것까지 갖춘 세심한 배려. 최상위 평점을 유지하는 덴 역시 이유가 있다.
대략 짐을 풀고, 사발면 1개를 나눠-배는 고프지 않았으나 점심 때라- 먹은 후, 숙소 앞 산타카타리나 거리로 나가본다.
평일임에도 사람들이 넘쳐나는 이 기나긴 거리엔 아줄레주로 뒤덮인 알마스 성당과 작가 조앤롤링이 자주 찾았다는 마제스틱 카페가 있다.
밤 출발 비행기에서 숙면하지 못한 중년의 육신은 노곤하기만 하다.
숙면 없이 낮에 도착한 여행지에서 바로 최고 컨디션으로 쏘다니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풀플랫 좌석에서 제대로 잤다면 모를까.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볼량 시장을 본듯만듯 쓱 살펴본 후 다시 산타 카타리나 거리.
아래층에서 에그타르트- 포르투갈어로 Nata-와 물을 받아 Fabrica da Nata 2층에 앉았다.
Fabrica da Nata는 포르투갈의 체인 제과점으로, 이름처럼 포르투갈 대표 간식인 Nata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Nata 한 개의 무게와 두께가 묵직하고 두툼하다.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먹던 에그타르트와는 역시 다르다.
Nata는 시나몬가루나 슈가파우더를 뿌려먹기도 하는데, 우리 입맛엔 아무 것도 안 뿌린 Nata가 가장 맛있었다.
ViaCatarina 쇼핑몰 안 Continente는 여행객 대상인 듯 규모가 작고 품목이 적었으며 대기줄은 길었다.
필수 먹거리 몇 가지만 호다닥 구입하여 숙소로 돌아오는 길, 날은 덥고 바닥은 휘청였다.
늦은 오후, 완전 새 것인 내 캐리어의 살짝 찌그러진-컴플레인할 정돈 아니었을까- 모서리를 셀프로 완전무결(?)하게 복구했으니,
Continente에서 들고온 것들의 평점 좀 매겨볼까. 모차렐라는 늘 그렇듯 신선하고 훌륭했고, 새우튀김과 바칼라우튀김은 평범했으며
포르투갈 맥주인 슈퍼복과 사그레스는 딱 테라와 카스였다.
포르투의 첫날은 잠이 먼저다. 무려 초저녁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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