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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오스트리아 기억

잘츠의 짧은 여정

볼프강제

                           

5월 마지막 주는 잘츠로 간다.

토요일 아침 9시반, 점심 도시락과 아이스커피 그리고 몇 가지 물건만 챙겨 차에 올랐다.

2-3일 전부터 갑작스레 더워진 날씨에 아침 기온이 심상치 않다.

 

잘츠부르크와 잘츠카머구트는 비엔나에서 승용차로 3시간 거리.

작년 여름, 잘츠카머구트를 보며 설레고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끝이 보이지 않던 아터제, 동화 같던 몬트제, 아름다운 볼프강제, 눈부신 고사우제, 그리고 가슴 뛰는 할슈타트.

 

고속도로를 나와 이정표를 보니, 볼프강제가 가장 가깝다.

우선 마을에 숙소를 잡았다. 별 4개짜리 호텔에 들어갔다가 Zimmer로 발길을 돌렸다.

Zimmer가 깔끔하고 더구나 주인 아저씨가 영어를 할 줄 아니 금상첨화~

 

상트볼프강 마을의 아주 오래된 성당을 둘러보았다. 부조된 낡은 의자를 보니 작년 여름의 기억이 새롭다.

호숫가 벤치에 앉았다. 기온이 높은 탓에 바람이 시원하지는 않지만 펼쳐진 정경은 그림이다.

호숫가 야외레스토랑에서 마시는 맥주가 무척 시원하고 상쾌하다.

 

일요일, 어젯밤 불꽃놀이 소리에 잠시 뒤척였을 뿐 숙면을 취한 아침이다.

일찍 눈이 뜨니 식당엔 벌써 깔끔한 아침식사가 차려져 있다.

 

아침에 다시 바라본 호숫가, 산악열차를 타려는 사람만 호숫가 주변 역에 모여있을 뿐 고요하고 잔잔하다.

오전을 넘기면서 기온이 점점 체온에 가까워진다.

지나는 길에 들른 바트이슐도, 잘츠부르크 게트라이데거리도 열기로 뜨끈거린다.

야외탁자에서 먹는 햄버거. 연속 4끼의 빵(양식)에 어른들 속은 부글부글인데, 기호는 이곳 체질인가. 맛있단다.

 

헬브룬 궁전의 식탁 분수

헬브룬 궁전은 잘츠부르크 중심가에서 남쪽으로 10km 거리를 더 가야 한다.

헬브룬은 1615년에 건축된 잘츠부르크 대주교의 여름궁전으로, 장난을 좋아했던 주교가 성 안 곳곳에 혼자만 아는

분수를 만들어 놓고 초대한 손님들에게 물벼락을 주었다고 한다.

어렵지 않게 찾아 주차를 시키고 보니, 헬브룬이라 쓰여진 아래쪽에 '물놀이'라는 뜻의 독일어가 적혀 있다.

 

2시 정각이 되자 입장을 하는데, 여전히 더운 날씨다.

독일어와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가 설명과 함께 건물 내부와 정원 곳곳에서 시원하고 즐거운 물 세례를 준다.

 

  

집에 도착하니 7시가 지나있다. 부대낀 속을 김치볶음밥으로 풀어내니 절로 즐겁다.

어느 새 기온도, 바람도 5월을 찾았나보다. 밤 바람이 꿈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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