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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04~08)/오스트리아 기억

크렘스에서 멜크까지

일요일, 5월 하늘이 우리나라 가을처럼 시리게 맑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들판마다 끝없는 포도밭이고,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바라보는 자연은 풍경화가가 그린 평화로운 그림이다.

 

예상보다 빨리 도착한, 중세 분위기의 크렘스 거리를 지나고 나니

곧 도나우강이고 강을 끼고는 긴긴 도로가 펼쳐지는데,

강변 경관으로 유명한 바카우다.

 

계속되는 강변 드라이브~

출렁이는 도나우강엔 사람 가득 실은 유람선이 흐르고

강변에는 레스토랑들이 줄지어있다.

석회 때문에 물빛이 뿌옇다.

 

바카우는 돌아가는 길에 다시 보기로 하고 멜크로 차를 달렸다. 

금세 도착한 멜크 수도원의 주차장엔 버스와 승용차가 가득하다.

 

멜크는 비엔나에서 약 80km 떨어져 있고,

바벤베르크 왕조(1076-1106)의 수도였던 곳이다. 

 

이곳에 있는 멜크수도원은 바벤베르크 왕가가

1106년 베네딕트 수도회에 기증한 왕궁을 18세기에 개축한 것이라 하는데

소설 '장미의 이름'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일요일이라 관람객이 참 많다.

수도원 내에는 많은 조각품과 회화 작품들이 보관되어 있었는데

그 화려함이 상상을 뛰어넘는다.

.

도서관에 모여있는 장서는 9만여권에 달하며,

성당 역시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실내 한 쪽을 빛내주고 있는 수도원 모형 또한 눈에 띄게 깔끔한 모습이다.

 

내부 관람을 마치고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는 시가 모습이 단아하다.

수도원 입구 오른쪽에는 예쁜 정원이 있다. 

정원 곳곳의 모르는 꽃들이 참 환하다.

 

집으로 가는 길, 아까 미뤄두었던 바카우다.

강이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이 편의 바카우는 그저 평범하다.

 

하루가 길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준 덕.

강변 풀밭 나뭇가지과 나뭇잎으로 아폴론과 디오니소스를 그려낸 기호 마음만큼

기쁜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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