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주말이다.
맑은 아침에 갑자기 비가 내린다. 오늘 어디 간댔더라 하며 걱정하는 사이 금세 비가 그쳐버린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다가도 어느새 환하게 개는 오스트리아 여름 날씨의 전형이다.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어제 널려놓은 마당의 파라솔 위를 치우고 설거지를 한다.
그 사이 두 아가의 울음소리가 집안 구석구석에서 울려온다.
남편은 또 담배가게엘 간다고 해서 심심한 기분에 또 따라나섰다.
그런데 가게 문은 닫혔고, 가게 앞 자동판매기는 무언가 문제가 생겼는지 계속 동전을 토해 낸다.
차선책으로 근처 레스토랑에서 조금 비싼 담배 쟁취에 성공하는 남편. (담배가 뭐 그리 좋은지, 금연 가자~)
이곳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이라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남편도 오스트리아에 여러 번 다녀서인지 익숙하게 독일어로 인사를 한다.
난 누가 내게 인사를 할까 두려워서-인사받은 나도 인사를 해야하니까- 아직은 집 밖으론 멀리 나가지도 못한다.
물론 길이 익숙하지 못한 이유가 더 크다.
오후가 되자, 수영장에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먼저 필요한 물건들을 사야한다는 K씨의 의견에 따라 마트에 가서 식료품과 두 아가의 수영복, 기호의 수경 등을 산 후,
스파게티와 포크커틀릿, 수프 등으로 점심 요기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흐리고 쌀쌀해지는 날씨. 수영장은 포기할 수밖에 없고 대신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예쁘고 푸른 리조트 주변을, 경치를 즐기며 달렸다.
오스트리아 승용차는 거의 다 수동변속차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나라인데도 불편을 마땅히 감수하며 더 아낀다.
저녁으로,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먹은 유럽식 피자는 우리나라에서 먹는 피자보다 훨씬 얇으면서도 색다른 맛이다.
오스트리아 음식점에선 물을 무료로 제공하지 않는다.
물도 돈을 내고 먹어야 하다보니 음식점에선 물 대신 다른 음료수를 많이 먹게 된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주스나 아이스티 등을 많이 마심은 물론이다. 그래서 비만인 사람들이 많나...
오스트리아 3일째.
핑카펠트의 평화롭고 한적한 밤은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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